필리핀-페루 출입국 봉쇄… 한국 교민-관광객 발묶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8일 03시 00분


比, 수도 마닐라 위치한 루손섬 19일 밤12시까지 출국 허용후 막아
교민 5만~6만명 거주해 귀국 비상… 페루선 관광객 150명 고립돼
이집트-터키, 국제선 대규모 중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세계 각국이 국경을 걸어 잠그면서 현지 한국인들이 갑작스레 발이 묶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도 마닐라가 위치한 루손섬 전체를 봉쇄하기로 하면서 현지 교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7일 AP통신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이날부터 4월 12일까지 루손섬의 모든 공항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은 19일 밤 12시까지 출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필리핀에서는 187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12명이 숨졌다.

루손섬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은 5만∼6만 명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상당수가 귀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한국 외교 고위 당국자는 “현지 공관과 공조해 주재국과 (우리 국민이) 출국할 수 있도록 하는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세기를 파견할 계획에 대해선 “여러 옵션을 검토할 수 있겠지만 아직 (전세기 파견까지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대형 항공기를 투입해 교민 이송을 도울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미 페루에서는 17일부터 국경을 폐쇄하기로 하면서 한국인 여행객 150명이 불편을 겪고 있다. 외교 고위 당국자는 “사전 예고 없이 (여행객들을) 나가지 못하게 한 것”이라며 “페루 정부에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외교 채널을 통해)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페루 정부는 17일 밤 12시를 기해 육로와 항로, 해로 등 모든 국경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국경을 통한 입국은 물론 출국도 금지된다.

칠레 역시 18일부터 15일간 모든 국경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주칠레 한국대사관은 현재 체류 중인 여행객들에게 일정을 앞당겨 귀국하라고 권고했다. 과테말라도 17일 0시부터 모든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고 2주 동안 국경을 폐쇄한다. 장기 여행자가 많은 중남미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파라과이, 파나마, 온두라스 등도 외국인 입국 금지 등 조치를 발표했다.

중동에서는 터키와 이집트가 대대적인 국제선 운항 금지 조치에 나섰다. 1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터키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7일 오전 8시부터 영국, 스위스, 아일랜드,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6개 나라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터키는 이미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이란, 중국, 한국 등을 오가는 항공 운항을 중단했다. 이집트도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19일부터 31일까지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 / 한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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