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럽 내 확산을 막기 위해 30일 동안 여행을 금지했다. EU의 외부 국경 차단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7일(현지 시간) EU 회원국 정상들과 코로나19 대응책 관련 화상회의를 진행한 뒤 “우리는 비필수적인 EU 여행을 30일간 제한해 외부 국경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금지 조치는 EU 회원국 가운데 아일랜드를 제외한 26개국과 솅겐 조약에 가입된 4개 비회원국( 노르웨이·스위스·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 등 모두 30개 국가에 적용된다.
다만, 자국으로 돌아오는 유럽 시민과 장기 EU 거주자, 외교관, 의사, 상품 운송 인력 등은 여행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다.
EU 차원에서 국경 통제를 추진하되, 유럽 내에서는 식품과 의약품 같은 필수 물자의 이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유럽에서의 코로나19 상황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는 이날 기준 3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2500여 명이다.
스위스에서도 코로나19 감염자가 늘면서 열흘 안에 보건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유럽 각국은 국경의 장벽을 높이고, 병상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은 현재 2만8000개의 중환자 병상을 두 배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베를린은 대형 박람회장인 메세 메를린에 병상 1000개를 확보하기로 했다.
영국 역시 호텔을 병원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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