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코로나 팬데믹에 각국 정상들 리더십 ‘흔들’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18일 15시 25분


코로나19 주요 발병국 10개국 (월드오미터 캡처)© 뉴스1
코로나19 주요 발병국 10개국 (월드오미터 캡처)©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중국을 지나 유럽 전역을 휩쓸면서 각국 정상들의 리더십도 흔들리고 있다.

영국·프랑스·독일 등 주요국이 일제히 유럽권의 국가별 코로나19 환자 수 순위 상위권에 오르면서 이들 국가의 코로나19 대응 준비가 소홀했던 게 아니냐 등의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코로나바이러스 창궐이 세심한 위생관리의 필요성 외에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게 있다면 그건 바로 리더십이 첫 번째 희생자가 됐다는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獨 메르켈, WHO ‘팬데믹’ 선언 뒤에야 전면에 나서 : 독일 정부는 코로나19 대유행 공포로 증시가 폭락하는 등 파장이 커지자 지난 16일 비필수 상점의 영업 제한 등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일련의 조치들을 취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사회적) 거리를 두는 것”이라며 주정부 당국과 국민들의 동참을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일간 빌트 등 현지 언론들로부턴 올 1월 독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보고된 이후 메르켈 총리가 그 대응의 전면에 나서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 메르켈 총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달 11일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기 전까진 옌스 슈판 보건장관에게 관련 대책을 일임한 채 시리아 난민 문제 등 대외 현안에 집중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내가 언제 어디서 어떤 현안을 얘기할지는 상황과 사실에 따라 결정한다”며 “그동안에도 계속 코로나19 상황을 주시해왔다”고 주장했다.

17일 현재 독일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9367명(사망 26명 포함)으로 이탈리아·스페인에 이어 유럽 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佛 마크롱, 지방선거 투표 놓고 ‘오락가락’ 빈축 : 프랑스도 독일과 비슷한 상황이다.

프랑스 정부 역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번 주부터 전국 학교 휴교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불필요한 이동금지 등의 조치를 본격 시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2일과 16일 등 2차례 발표한 대국민담화를 통해 “우린 지금 (코로나19와의) 전쟁 중”이라며 국민들의 협조를 거듭 촉구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이 같은 코로나19 대응 조치와는 별개로 “고령층 유권자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우려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달 15일 지방선거 1차 투표를 강행, 논란을 자초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지방선거 1차 투표가 45% 수준의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하자 22일로 예정돼 있던 결선투표는 결국 취소한 상태다.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7일 현재 7730명(사망 175명)으로 유럽 내에서 독일 다음으로 많다.

◇英 존슨, ‘무대응’ 전략 내세웠다 여론 역풍에 철회 : 영국 정부는 앞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집단 면역(herd immunity)을 키워야 한다”며 사실상 ‘무대응’ 전략을 천명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특히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달 12일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얘기하겠다. 코로나19로 더 많은 가족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을 것”이라고 말해 영국민들을 경악시켰다.

이에 선데이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로부턴 “정부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없다고 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존슨 총리는 관련 논란이 계속되자 17일 기자회견에선 ‘집단 면역’ 전략을 철회하며 뒤늦게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코로나19 예방에 힘써줄 것을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영국 정부 내에서조차 “코로나19 창궐을 억제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17일 현재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407명 늘어난 1950명이며, 사망자는 16명 증가한 71명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관련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돼 있는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는17일 현재 3만1506명(사망 2503명), 스페인은 1만1826명(사망 533명)으로 각각 집계됐으며, 스위스도 확진자 2742명(사망 27명)로 최다 발병국 10위권 내에 올라와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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