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재정투입 ‘헬리콥터 머니’ 살포
日, 2조엔 넘는 현금지급 준비
獨, 피해기업에 무제한 유동성 제공
佛-伊-스페인선 위기 기업 국유화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민에게 1000달러 이상의 현금을 지급하는 등 1조 달러 이상을 쏟아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현금 지급을 검토하는 등 세계 각국이 재정을 풀어 경제위기 진화에 나섰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17일(현지 시간) 의회에서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을 만난 뒤“큰 숫자다. 1조 달러를 경제에 투입하는 제안을 테이블에 올려놨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세금 납부 연기 효과까지 고려하면 규모가 1조2000억 달러(약 15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했다.
이 가운데 4월과 5월 두 차례 미국인에게 1000달러(약 125만 원) 이상의 현금 지급을 위한 예산으로 5000억 달러(약 625조 원)가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소기업 지원을 위한 3000억 달러, 항공사 호텔 등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업계 지원을 위해 2000억 달러가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보건부, 보훈부, 국방부에 지급하기 위해 458억 달러(약 58조 원)를 추가로 의회에 요청했다고 백악관 대변인이 18일 밝혔다.
일본 정부도 현금 지급을 준비 중이다. 마이니치신문은 18일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이 4월 발표할 긴급경제대책으로 전 국민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조정하고 있다”며 “2009년에 지급했던 1인당 1만2000엔(약 14만 원)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총액은 2조 엔(약 23조 원) 이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적극적으로 돈 풀기에 나선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위기가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경기부양책을 설명하면서 정부 개입이 없을 경우 실업률이 3.5% 수준에서 20%까지 치솟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경기침체를 기정사실로 보고 올해 세계 경제가 0.9%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의 2월 도시 실업률은 최악인 6.2%로 실직자가 500만 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에서도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처음 나왔다.
이에 중국 정부는 리커창(李克强) 총리 주재로 국무원 상무회의를 개최해 지방채권 발행을 늘려 건설 붐을 일으키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경제매체 제몐(界面)은 “올해 (건설을 위한) 특수목적 채권 전체 규모가 2조9000억 위안(약 514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럽에서는 독일이 독일재건은행(KfW)을 통해 피해 기업에 대한 무제한 유동성 제공을 약속하며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시사하는 등 각국이 재정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17일(현지 시간) 3300억 파운드(약 496조 원) 규모의 정부 보증 대출 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도산 우려가 있는 기업에 대한 국유화에 나섰다. 이탈리아 정부는 법정관리 절차가 진행 중인 알리탈리아 항공을 직접 매입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항공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인수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프랑스의 큰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주저 없이 모든 방법을 쓸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국유화라는 방법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는 16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민간병원과 의료 관련 기업을 한시적으로 국유화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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