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봉쇄령, 가족간 사랑 표현할 기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0일 03시 00분


“힘든 시기지만 헛된 시간 아닐것… 흑사병때 십자가 봉헌된 교회 찾아 코로나 막아달라고 기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현지 시간) 온라인으로 중계되는 수요 일반 알현에서 발언하고 있다. 교황은 15일 로마 시내 성당을 찾아 “신에게 전염병을 막아달라고 기도했다”고 밝혔다. 바티칸=AP 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현지 시간) 온라인으로 중계되는 수요 일반 알현에서 발언하고 있다. 교황은 15일 로마 시내 성당을 찾아 “신에게 전염병을 막아달라고 기도했다”고 밝혔다. 바티칸=AP 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84)이 전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아달라고 기도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1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 인터뷰에서 사흘 전 로마 시내 교회를 찾아 이같이 기도했다고 말했다. 감기 증상으로 한동안 모든 일정을 취소했던 교황은 3주 만인 15일 봉쇄령을 뚫고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을 찾아 관심을 모았다.

당시 교황은 기도를 마친 후 로마의 길을 따라 산 마르첼로 알 코르소 교회에 들렀다. 이 교회는 1522년 흑사병 당시 십자가상이 봉헌된 곳이기도 하다. 이날 어떤 기도를 드렸느냐는 질문에 교황은 “‘주여, 당신의 손으로 이 병을 막아주세요’ 이렇게 기도했다”고 답했다.

인터뷰에서 교황은 봉쇄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봉쇄령이 내려진) 이 시기는 헛된 시간이 아닐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할아버지를 돌보거나 아이들에게 뽀뽀를 해주는 등 사랑하는 이들에게 ‘작은 표현’을 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우리는 때로 가상의 형태로만 소통하는데 (그 대신) 새로운 친밀함을 발견해야 한다”며 “친밀한 관계가 관심과 인내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바티칸 카사 산타 마르타 예배당에서 연 오전 미사에서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추모했다. 교황은 또 “아픈 이들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쳐 도움을 주고 있는 의료진을 위해 기도한다”며 의료진을 향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탈리아는 9일부터 수도 로마를 포함한 전국에 봉쇄령을 내리는 등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교황 역시 2월 26일 공개 미사 현장에서 여러 차례 기침을 하는 모습을 보여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란치스코 교황#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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