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기지만 헛된 시간 아닐것… 흑사병때 십자가 봉헌된 교회 찾아 코로나 막아달라고 기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84)이 전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아달라고 기도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1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 인터뷰에서 사흘 전 로마 시내 교회를 찾아 이같이 기도했다고 말했다. 감기 증상으로 한동안 모든 일정을 취소했던 교황은 3주 만인 15일 봉쇄령을 뚫고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을 찾아 관심을 모았다.
당시 교황은 기도를 마친 후 로마의 길을 따라 산 마르첼로 알 코르소 교회에 들렀다. 이 교회는 1522년 흑사병 당시 십자가상이 봉헌된 곳이기도 하다. 이날 어떤 기도를 드렸느냐는 질문에 교황은 “‘주여, 당신의 손으로 이 병을 막아주세요’ 이렇게 기도했다”고 답했다.
인터뷰에서 교황은 봉쇄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봉쇄령이 내려진) 이 시기는 헛된 시간이 아닐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할아버지를 돌보거나 아이들에게 뽀뽀를 해주는 등 사랑하는 이들에게 ‘작은 표현’을 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또 “우리는 때로 가상의 형태로만 소통하는데 (그 대신) 새로운 친밀함을 발견해야 한다”며 “친밀한 관계가 관심과 인내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바티칸 카사 산타 마르타 예배당에서 연 오전 미사에서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추모했다. 교황은 또 “아픈 이들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쳐 도움을 주고 있는 의료진을 위해 기도한다”며 의료진을 향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탈리아는 9일부터 수도 로마를 포함한 전국에 봉쇄령을 내리는 등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교황 역시 2월 26일 공개 미사 현장에서 여러 차례 기침을 하는 모습을 보여 코로나19에 감염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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