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국내 금융시장 화색…앞으로 전망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0일 17시 53분


19일 밤 한미 통화스와프가 전격 체결됨에 따라 20일 국내 금융시장은 다시 화색을 보였다.

20일 국내 금융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108.51포인트(7.44%) 급등한 1,566.15로, 코스닥 지수도 9.20% 폭등한 467.75로 각각 장을 마쳤다. 코스피의 상승 폭은 2008년 10월 30일(115.75포인트) 이후 가장 컸고, 상승률은 2008년 12월 8일(7.48%) 이후 최대였다. 다만 이날도 외국인은 6000억 원 가까이 순매도를 하면서 12거래일 연속 팔자세를 이어갔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39.2원 내린(원화가치 상승) 1246.5원으로 마감했다. 이로써 전날 40원 폭등한 환율은 이날 다시 거의 제자리로 되돌아왔다.

한국은행은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두 배 규모다. 연준은 한국 뿐 아니라 호주 브라질 등 9개국 중앙은행과도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었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국제 금융시장이 공포에 잠기며 달러 품귀 현상이 나타나자 이를 조기에 진화하려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미국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위기 대응 매뉴얼을 교본으로 삼아 차례로 진행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연준은 15일 기준금리를 1.00%포인트 파격 인하하는 ‘빅 컷(big cut)으로 제로 금리 시대를 다시 열었고, 17일에는 ’기업어음 매입기구‘를 재가동하기로 결정했다. 18일에는 머니마켓펀드(MMF) 시장에도 유동성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사용했던 카드들을 다시 대거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준이 현재 글로벌 금융위기에 못지않은 상황을 가정하고 과거 사용했던 강력한 카드들을 쏟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속도전은 ’달러 러쉬‘가 미국 시장에도 독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한미 통화스와프의 효과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과 같은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흔들릴 여지가 여전히 크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해 “반가운 소식”이라며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에 이어 채권 및 주식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도 강력한 대책을 세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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