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 1회 대회 이후 여름 올림픽 못 열린 사례는
질병 때문에 못열린 경우는 없어
2020 도쿄 올림픽이 취소되면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렸던 제1회 대회 이후 역대 4번째로 취소되는 여름 올림픽이 된다.
여름 올림픽 중 1916년(베를린), 1940년(도쿄), 1944년(런던) 대회가 취소됐다. 겨울 올림픽까지 포함하면 1940년(삿포로)과 1944년(코르티나담페초·이탈리아) 대회를 포함해 이전까지 모두 5차례 올림픽이 취소됐다. 앞서 취소된 올림픽들은 모두 전쟁 때문이었다. 일본은 1940년 여름 올림픽과 겨울 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려 했으나 열지 못했다.
베를린은 1912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개최 도시로 결정됐으나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대회가 취소됐다. 베를린은 20년 뒤인 1936년에 다시 올림픽을 개최했다.
도쿄는 1936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로마, 핀란드 헬싱키와 경쟁한 끝에 개최 도시로 선정됐다. 당시 유럽 국가가 아닌 나라 중에서는 처음으로 올림픽 개최권을 따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1937년 중일 전쟁이 일어나면서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열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결국 올림픽 개최권은 다시 헬싱키로 넘어갔다. 하지만 역시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대회는 열리지 못했다. 올림픽이 다시 열린 건 1948년 런던 대회부터였다. 하지만 도쿄는 다시 올림픽 개최 유치에 나서 1964년 대회를 개최했다. 일본은 1964년 도쿄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통해 일본의 부흥을 세계에 과시했다.
그러나 올해 도쿄 올림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정상적인 개최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코로나19로 대회가 취소되면 도쿄 올림픽은 질병 때문에 취소된 첫 번째 올림픽이 된다. ‘건강한 신체, 건전한 정신을 추구하는 세계인의 축제’가 질병에 의해 열리지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였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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