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무제한 양적완화(QE)에도 불구하고 반등에 실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무제한으로 돈을 풀겠다고 했지만 의회에서 대규모 재정부양안에 대한 절차표결이 두 차례나 부결됐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졌다.
20일(현지시간) 마켓워치, CNBC방송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82.05포인트(3.1%) 내린 1만8591.93을 기록했다. 2016년 11월 이후 최저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도 68포인트(2.9%) 내려 2237.40를, 나스닥 지수 역시 19포인트(0.3%) 하락한 6860.67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지난달 기록했던 사상 최고에서 34% 떨어진 상태로 한 달 사이 9조달러가 증발했다.
◇상원, 재정부양안 2차례 부결 : 이날 증시는 대규모 재정부양안과 관련해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 정치 협상 관련 소식을 따라 큰 폭으로 오르 내렸다. 특히 장막판 낙폭을 더했다. 시장에서 그토록 원하던 재정부양안 합의 소식이 끝내 전해지지 않았다. 의회 정치까지 코로나 공포를 더하며 불확실성을 키운 것이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1조6000억달러 규모의 재정부양안이 상원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두 차례나 예비 표결도 넘기지 못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공화당 행정부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모두 의회가 합의에 근접했다고 밝혔지만, 장 마감까지 합의소식은 들려 오지 않았다.
◇연준 무제한 돈풀기 선언 : 연준이 금융위기 대응교본을 뛰어 넘는 양적완화를 발표했지만 코로나 공포를 잠재우지 못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시장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만큼(in the amounts needed)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적완화 규모를 7000억달러로 발표한지 8일 만에 무제한으로 그 한도를 없앴다. 무제한으로 돈을 찍어 내겠다는 얘기다.
여기에 매입대상을 기업어음(CP),회사채, 상업용MBS, 카드론-오토론-학자금대출을 자산으로 하는 유동화증권(ABS)까지 확대했다. 코로나 위기가 기업은 물론 가계까지 급속도로 퍼지면서 모든 신용시장에 돈을 사실상 직접 공급하는 셈이다.
연준의 공격적 돈풀기에도 코로나 공포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뉴욕, 캘리포니아, 오하이오, 메릴랜드, 루이지애나, 델라웨이 수 많은 주(州)로 봉쇄가 확대되면서 미국인들은 물론 상품과 서비스까지 거의 멈춰선 상태다. 결국 대공황을 능가하는 경제 위기가 시작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 2분기 마이너스 성장 기정사실화 : 미국의 경우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기정사실이 된 지 오래다. 기업활동이 멈추고, 미국인들이 사실상 집에 갇히게 된 탓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역시 이날부터 객장을 폐쇄하고 전자거래만 허용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가 2분기에 적어도 1947년 이후 최악의 역성장을 경험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월가보다 더 암울한 전망을 제시했다. 미국의 실업률이 2분기에 30%(2월 실업률 3.5%)로 치솟고, 국내총생산(GDP)은 50%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월가에서 가장 비관적으로 전망한 모건스탠리보다 더 암울하다. 모건스탠리는 2분기 GDP를 마이너스(-) 30%로 예상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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