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정부와 국민 간에 엄청난 소통실패 벌어져"
"중국식 초강경 봉쇄와 한국의 대규모 검사를 합친 것 필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급속한 확산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요구를 무시하는 시민들이 행동을 둘러싼 논란이 세계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해변에서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술과 유흥을 즐겨 비난받았고, 호주에서도 시드니 인근 본다이 비치에 수천명이 몰려 정부를 난감하게 만들었다. 중국을 제치고 ‘최대 코로나19 발생국’이 된 이탈리아에서조차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녀 현지에 파견된 중국 의료지원팀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한국에서도 나이트클럽이 젊은이들로 붐비고, 교회에서 주말예배가 강행돼 논란이 되고 있다.
CNN은 2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가 전주민 이동금지령을 내렸지만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주말을 즐겼으며, 뉴욕 공원 역시 자전거를 타는 사람과 조깅하는 사람들로 붐볐다고 보도했다. 영국 웨일스의 스노도니아 국립공원은 지난 주말에 일일 최다인파 기록을 세우기까지 했다.
그러자 각국 정부 관계자들을 시민정신 실종을 비판하고 나섰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실수” “공격적” “무감각”등의 단어를 동원해가며 비판했고, 맷 핸콕 영국 보건부 장관은 “매우 이기적인 행동”이라며 분노를 나타내기도 했다.
워익대 경영학과의 행동과학전문가인 닉 차터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또는 ‘이동제한’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들이 이를 무시하는 듯한 행동을 하는 이유로 “정부 리더들의 혼란스러운 메시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방 각국이 ‘점진적’으로 술집, 식당, 극장, 학교 등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코로나 19의 위험성에 대해 애매한 메시지나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다.
차터 교수는 “사람들은 뭔가를 하도록 정중하게 조언을 받으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말로 중요하다면, 우리는 ‘빨간 불에 서기를 권한다’ ‘운전시 차선을 지키기를 권하나’란 식으로 말하지는 않는다. ‘지키지 않으면 불법이다’란 식으로 말한다”고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 서방 각국 정부들은 중국이 했던 것처럼 강압적인 ‘봉쇄조치’를 내리기를 꺼리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전국 봉쇄 보다는 ‘접촉금지’령을 내렸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3일 저녁 TV로 방송된 대국민담화를 통해 3주간 전 전국민의 이동 ‘제한’을 발표하면서 ‘봉쇄’란 표현을 의도적으로 피했다.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 지도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차터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각국 정부와 시민간에 “엄청난 소통 실패가 벌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봤다. 한국 경우도 살펴보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전략이 있다는 것을 알 수있다. 단순히 이론적인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차터 교수는 “중국 대응의 핵심은 그냥 초대형 봉쇄였다. 아마 필요한 것보다도 더 강력한 봉쇄였을 것이다. 그런 엄격한 봉쇄가 사실 효과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훨씬 더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그들(한국)은 극단적으로 대규모로 (코로나19)검사를 한다. 아마도 이런 전략들을 결합한 것이 요구될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들을) 좀 더 지키게 만들려면, 지도자들은 너무 늦기 전에 ‘의무적인 것(mandatory)’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정부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도 불구하고 위반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24일 오전 방역지침을 위반해 행정지도를 한 건수가 3482건에 달하고, 행정명령이 454건이라고 발표했다. 행정명령 454건 중 442건은 종교시설이고, 12건은 체육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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