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트럼프, ‘소신 발언’ 파우치에 인내심 한계”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24일 14시 58분


파우치, 대중·언론에게 신뢰…트럼프, 이례적 권한 부여
트럼프, 과거에도 인내심 한계에 맥갠·세션스 해고하기도
파우치, '불화설' 부인…"실체적 문제는 내 말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백악관 고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주도하는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앤서니 파우치 소장에 대해 점차 인내심을 잃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의 전문성과 능력을 인정해 이례적으로 권한을 줬지만 자신에 대한 지적이 반복되면서 인내심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설명이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을 ‘메이저 TV 스타’라고 치켜세워왔다. 미 정부가 그에게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말이다. 실제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있는 파우치 소장은 TV를 통해 전해지는 TF 브리핑에서 여러 차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1984년 NIAID를 맡은 파우치 소장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모든 미국 대통령에게 직무 관련 조언을 해 왔고, 대중과 언론에 큰 신뢰를 받고 있다. 그는 레이건 전 대통령이 당시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확산에 대해 미 행정부가 나서도록 부추겼고 ‘어려운 정치적 협상’을 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게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반박의 여지를 준 것도 이 때문이라고 복수의 관계자는 전했다. 그를 곁에 두는 것이 ‘잃는 것’보다는 ‘얻는 것’이 많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2주 간 파우치 소장의 ‘소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 실수를 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때, 또 코로나19 위기의 심각성을 평가절하할 때마다 이를 바로 잡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말했을 때, 이 약물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것처럼 잠재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 한 예다.

파우치 소장은 최근 사이언스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렇게 말했는데도 어떻게 해고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몇 가지 문제에 대해 의견이 다르지만 그(트럼프 대통령)는 (내 말을) 듣고 있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고, 제 갈 길을 가지만 실체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말하는 것을 귀담아 듣는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때에 대해선 “내가 마이크 앞으로 뛰어들어 그를 밀쳐낼 수는 없다”면서 “좋아, 그가 말했다. 다음 번엔 고쳐보기로 하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3일 CBS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과의 인터뷰에선 클로로퀸 문제에 대해 “내 일은 그 약물의 효과 여부를 과학적인 관점에서 확실하게 증명하는 것”이라며 “나는 순수하게 의학적이고 과학적인 관점을 취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내 생각에는 우리 두 사람을 갈라놓으려는 이러한 이슈가 있는 것 같다”고 일축했다.

NYT는 파우치 소장이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을 저격하는 동시에 보수적인 사회자들과의 TV 인터뷰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극구 칭찬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파우치 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바로 잡는데 더욱 대담해졌고 대통령 비판자들의 영웅이 됐다면서,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일부 백악관 고문들의 인내심이 희박해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도널드 맥갠과 제프 세션스를 해고한 사례를 상기했다.

맥갠은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백악관 법률고문을 지냈다. 세션스는 트럼프 대통령 대선 캠프 외교·안보자문단장·인수위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7년 법무장관으로 임명됐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얻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았을 땐 (자신에 대한)명백한 비판에 싸워야 한다는 충동을 눌러왔다”며 “그러나 그렇게(그들이 게속 비판하도록) 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느꼈을 땐 결국 둘 다 해고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