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맥도날드가 심야시간에 매장을 폐쇄하자 맥도날드를 안식처로 여기던 홍콩 노숙자들이 “차라리 코로나19 환자가 되는 편이 낫겠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나섰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노숙자들이 코로나19 취약층으로 몰리면서 이들을 위한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홍콩 맥도날드는 25일부터 2주간 오후 6시부터 오전 4시까지 매장을 폐쇄키로 했다. 이에 따라 평소 맥도날드 매장에서 밤을 보내던 노숙자 400여명이 갈 곳을 잃게 됐다.
매일 맥도날드에 잠을 자러 갔다는 토니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코로나19 감염이 무섭다고 사람 많은 공원을 피해 애써 한산한 길거리를 찾아 나서겠나? 차라리 전염병에 걸려 병원 침대에서 자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콩 맥도날드 최고경영자 랜디 라이는 “많은 사람들이 각기 다른 목적으로 우리 매장을 찾는 것을 잘 알고있다”면서도 “홍콩 사회 일원으로서 우리는 지역사회 내 바이러스 전파를 차단하고 우리 직원들의 건강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새 영업 방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맥도날드가 아닌 홍콩 정부가 책임을 지고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노숙자들이 거리로 내몰리면 코로나19의 새로운 감염원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제 비영리인권단체 소코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홍콩 노숙자는 1270명에 달하는데 이들이 찾아갈 수 있는 시설은 충분치 않다”며 “정부는 노숙자를 위한 임시보호 시설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4일 현재까지 보고된 홍콩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87명, 사망자는 4명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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