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전(前)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5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출연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거대한 눈폭풍(major snowstorm)” 같은 자연재해에 가깝다고 정의했다.
코로나로 경제 활동이 중단됐지만 눈폭풍과 같은 자연재해에 따른 일시적 폐쇄일 뿐 대공황과 같은 경제 위기와는 전혀 다르다는 지적이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날 CNBC방송의 간판 프로그램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이런 버냉키는 코로나에 대해 “대공황과 비교하면 전혀 다른 동물”이라고 표현하면서 “대공황은 12년 지속됐고 통화와 금융에 충격을 주며 전 사회를 강타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공포와 변동성은 대공황과 유사하다고 버냉키도 인정했다. 코로나로 인해 미국이 “매우 날카로운” 침체에 직면할 수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하지만 버냉키는 “코로나는 1930대 스타일의 전형적 불황(depression)이라기 보다는 거대한 눈폭풍 혹은 자연재해에 훨씬 더 가깝다”고 강조했다. 코로나가 진정되면 미 경제가 “매우 빨리” 회복할 수 있다고 버냉키는 낙관했다.
그러면서 제롬 파월 현 연준의장이 “매우 선제적”으로 대응했다고 그는 칭찬했다. 버냉키는 2008년 금융 위기에 전대미문의 무제한 양적완화(QE) 조치를 내놓으며 연준을 진두진휘한 인물이다. 당시 이른바 ‘헬리콥터머니’를 뿌린다고 해서 ‘헬리 벤’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현재 파월 연준 의장도 버냉키가 처음 사용한 무제한 QE조치를 다시 내놨다.
하지만 버냉키는 “공중보건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으면 연준의 통화정책 혹은 의회가 추진하는 대규모 재정부양 패키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냉키의 발언은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와도 겹친다. 블라드 총재는 코로나로 미국의 공중보건에 막대한 투자가 유발되고 이는 강력한 경제 반등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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