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도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배경으로 병원과 유흥가의 집단 감염이 꼽혔다. 유흥가에서 감염된 환자들은 사생활을 이유로 행적을 밝히지 않아 방역당국이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4∼30일 도쿄 다이토구에 있는 에이주종합병원에서는 환자와 의료진 9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같은 기간 도쿄 내 확진자가 272명 늘었는데 3분의 1이 넘는 환자가 에이주종합병원에서 나온 것이다. 병원 측은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25일 외래 진료를 중단하고 병원 출입을 금지했다. 입원한 남편의 세탁물을 가지러 들렀다는 한 여성은 본보에 “(병원에서) 언제까지 면회를 금지하는지 모르겠다. 오래 이어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도쿄 주오구에 있는 국립암센터병원에서도 28일 간호사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 당국은 현재 환자와 출입한 의사 등 모두 150명을 검사 중이어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
유흥가를 방문했다가 감염된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30일 “도쿄도청이 롯폰기와 긴자 번화가에 있는 고급 클럽을 이용한 이들의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들이 집단으로 감염됐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오시타니 히토시(押谷仁) 도호쿠대 교수(미생물학)는 사람이 밀집하지 않아도 종업원 1명이 근거리에서 여러 손님을 차례로 접객하는 장소는 집단 감염이 발생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30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사례는 나이트클럽, 바 등 접객을 하는 음식점에서 주로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며 “중고령층은 나이트클럽과 바 출입을 자제해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유흥가를 방문한 이들이 역학조사 때 입을 닫는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확진자에 대한 역학조사는 강제력이 없다. 도쿄에는 30일 13명의 확진자가 새로 나왔다. NHK에 따르면 오후 9시 현재 일본 전체 확진자는 2649명(도쿄 443명 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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