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무섭게 퍼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이동제한, 자택격리 등 봉쇄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한 억만장자의 호화 요트 사진이 네티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할리우드 영화사 드림웍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음반 제작자인 데이비드 게펜(77)은 지난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바이러스를 피해 그레나딘 제도에서 자가격리 중입니다. 모두 안전하길 바랍니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시했다.
게펜이 올린 사진은 그가 5억9000만달러(약 7194억원)를 주고 구매한 호화 요트 ‘라이징 선’호가 석양을 뒤로 한 채 항해하는 모습이다. 454피트(138.4m)의 라이징 선은 세계에서 10번째로 큰 요트다.
또한 게펜은 요트의 인테리어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게펜이 글을 올린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즉각적인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수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거나 임금이 줄어들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자신의 부를 과시했다는 것.
스벤 헨리히 노스맨 트레이더 분석가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게펜은 ‘너희 서민들은 엿이나 먹어라. 부자로 사는 건 기막히게 멋진 일이다. 날 봐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비꼬았다.
ABC방송 ‘더 뷰’의 공동 진행자인 메건 매케인은 “게펜은 재산이 80억달러(약 9조7488억원)나 되면서 이 나라의 의료업계 종사자들이 충분한 마스크와 의약품, 인공호흡기를 얻도록 돕는 대신 요트에서 인스타그램이나 하고 있었다”며 “이는 수치스럽고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사실 게펜은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통해 노숙자를 위한 자선단체와 의료기관 등에 수년간 수억달러를 기부해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에는 그의 이름을 딴 의과대학이 있을 정도다.
평소 선행을 아끼지 않았던 게펜에게 쏟아지는 비판은 견디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글을 올린 뒤 며칠이 지나지 않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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