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아베 신조 총리를 향해 사학비리 등 스캔들에 책임지고 사임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31일 발매된 주간지 슈칸아사히에 실린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를 둘러싼 ‘모리모토 스캔들’을 거론하면서 “누가 봐도 (아베 총리가) 관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애초 (재무성이) 공문서를 고친 것은 아베 총리가 ‘나 자신이나 아내가 관여했다면 총리나 국회의원도 그만둔다’고 국회에서 말한 데서 시작됐다”며 “국회에서 자신이 관여했으면 그만둔다고 했으니 결국 책임지고 그만두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모리토모 스캔들은 지난 2016년 일본 정부가 오사카의 국유지를 모리토모 사학재단에 감정가 8분의 1 수준의 헐값에 매각했다는 의혹 등을 가리킨다.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가 이 국유지에 들어설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을 맡는 등 재단과 아베 정권의 유착 의혹이 불거졌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또한 아베 총리가 장기집권하면서 상식 밖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 정부 행사인 ‘벚꽃을 보는 모임’ 초청자 명부가 파기된 것에 대해 “‘이런 일을 잘도 했구나’하고 질려버렸다”며 “장기 정권으로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4월 ‘벚꽃을 보는 모임’ 행사에 자신의 지역구 주민 및 후원회 회원을 무더기로 초청했다. 국민 세금이 들어간 행사를 선거 운동에 이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이 일었다. 일명 ‘벚꽃스캔들’로 불린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또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서도 “코로나 대책으로 국민에게 수십만엔을 나눠준다고 하는데, 돈을 흩어서 뿌리는 것은 좋지 않다. ‘소비세 제로’도 그렇다. 앞으로 소비세는 중요한 재원”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재임시절(2001~2006년) 아베 총리를 관방장관으로 발탁했던 인물이다. 아베 총리는 고이즈미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총리직에 올랐다.
아베 총리의 ‘정치적 스승’이라 할 수 있는 고이즈미 전 총리가 사퇴까지 거론하며 그를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아들 고이즈미 신지로는 아베 내각서 환경상을 지내고 있으며 ‘포스트 아베’ 후계자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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