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품 주문은 폭증하는데 공급량은 오히려 줄어들어
인공호흡기 사용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약품 부족
뉴욕시 의사, '보호복' 대용으로 우비 제공에 분노 트윗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폭발적으로 확산되면서 전국의 병원들이 마스크, 보호복, 인공호흡기에 이어 약품 부족사태로 아우성치고 있다. 일부에서는 보호복이 떨어져 우비를 입고 의료진이 환자들을 돌보는 사례까지 보고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전국의 병원들이 코로나 19 환자 치료에 핵심적인 의약품 부족사태를 겪고 있다면서, 특히 환자의 기도를 열어주는데 사용하는 약품과 항생제, 항바이러스제, 진정제 등이 동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약품들은 중환자들이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경우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다.
NYT에 따르면, 3월 한달동안 아지스로마이신같은 항생제와 리바비린같은 항바이러스제의 주문량이 이전에 비해 3배나 증가했다. 펜타닐, 미다졸람,프로포폴 등의 약품 주문량도 60~100% 증가했다. 기관지 경련을 완화해주는 알부테롤 수요도 크게 늘어났다.
이처럼 약품 주문은 급증하는 반면 공급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미국 4000개 이상 병원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 프리미어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위와같은 의약품의 공급은 이전에 비해 최소 50%, 최대 75% 이상 감소했다고 답한 병원들이 대다수였다. 특히 뉴욕주, 캘리포니아주, 워싱턴주 등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일명 ‘핫스폿’ 지역에서 약품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유타대 의약품 전문가인 에린 폭스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 인공호흡기에 이어 약품들도 부족하다”며 “우리는 이런 종류의 (환자)폭증사태에 대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시의 한 병원에서는 의료진이 보호복이 없어서 우비를 입는 상황이 벌어졌다.
NYT에 따르면, 뉴욕시 브롱크스 지역의 몬테피오레 메디컬센터의 한 레지던트는 보호복 대신 뉴욕양키스 마크가 박혀있는 판초형 우비를 찍은 사진을 최근 트위터에 올려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나는 뉴욕시의 병원에서 일하는 내과의사이다. 출근해서 보니 이런 보호복을 지급받았다”는 글을 사진과 함께 올렸다.
이 포스팅은 미국 의료진이 겪고 있는 의료장비 부족사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면서, 수만번 리트윗됐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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