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에서 저항 노래를 부르다 활동이 금지돼 해체된 포크 음악 밴드 그룹의 여성 멤버 1명이 밴드 해체와 멤버 구속에 항의하는 단식 투쟁을 벌이다 288일만에 사망했다고 해체된 그룹 요룸 밴드가 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룹 요룸은 밴드의 보컬 헬린 볼렉(28)이 이날 밴드 재결성 허용과 구속 멤버 석방을 요구하는 단식투쟁을 이어오던 이스탄불의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저항 노래로 유명한 그룹 요룸은 지난 1985년 처음 결성돼 멤버들을 교체해오며 35년 간 정치 성향의 노래들을 담은 23장의 앨범들을 발매,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터키 정부에 의해 2016년 활동이 금지됐고 일부 멤버를 터키 당국에 체포돼 투옥됐다.
터키 정부는 그룹 요룸이 불법 혁명인민해방전선(DHKP/C)과 연계돼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 무장 단체는 터키, 미국, 유럽연합에 의해 테러단체로 지정됐다.
숨진 볼렉은 수감 중 밴드 동료 이브라힘 곡세크와 함께 교도소에서 단식 투쟁을 시작했고 이들은 지난해 11월 석방됐다. 이들은 그룹 요룸의 활동 재개 허용, 수감된 멤버 석방, 그룹을 상대로 한 소송 취하를 요구하고 있다. 곡세크의 아내를 포함한 밴드 멤버 2명은 여전히 교도소에 남아 있다.
앙카라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IHD는 볼렉과 곡세크가 지난 3월11일 강제 입원됐으나 치료를 거부해 일주일 뒤 퇴원했다고 밝혔다.
IHD는 인권운동가 대표들이 지난달 터키 내무부 차관을 만나 단식투쟁을 끝낼 해결책을 논의했지만 터키 정부는 시위가 취소되기 전에는 그러한 요구를 단식 투쟁을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2년 한 콘서트에서 그룹 요룸과 함께 공연했던 터키의 인기가수 줄푸 리바넬리는 트위터를 통해 볼렉의 죽음에 대해 “불행히도 단식 투쟁으로 생명을 잃는 것을 막는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터키에서 단식 투쟁을 하는 사람들은 통상 음식을 섭취하지는 않지만 단식 투쟁을 연장하기 위해 음료수 등은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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