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pandemic) 불확실성이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유행 당시의 3배로,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IMF는 지난 4일(현지시간) 143개국을 대상으로 올해 1분기 말 기준 ‘세계 팬데믹 불확실성 지수’(WPUI)를 측정한 결과 전 세계 평균 WPUI는 13.46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스가 유행하던 2003년 2분기(4.40)의 3배를 넘고, 에볼라가 발생했던 2015년 1분기(0.63)의 20배 수준이다.
WPUI는 IMF가 1996년부터 발표해온 세계불확실성지수(WUI)의 하위 지수다. WUI는 글로벌 경제 정보서비스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의 국가별 보고서에 ‘불확실성’과 관련된 단어가 언급된 횟수를 텍스트마이닝 방식으로 집계해 IMF가 공표하고 있다.
IMF는 “코로나19와 관련된 불확실성 수준은 전례가 없다”며 “사례가 계속 증가하고, 위기가 언제 끝날지 확실하지 않아 불확실성 수준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별로는 코로나19 확산이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된 아메리카와 유럽에서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이 128.36으로 가장 높고, 스위스(91.73), 멕시코(67.56), 브라질(66.83) 등이 뒤를 이었다. 독일(44.91), 미국(43.57), 일본(42.92), 중국(40.33), 이탈리아(40.07), 스페인(34.03) 등도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한국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수준이 8.71에 불과했다. 미국·일본·중국 등의 5분의 1 수준이자 평균 WPUI(13.46)보다도 낮은 수치다. 한국의 WPUI는 사스 유행 직후였던 2003년 3분기에 6.40을 기록한 바 있다.
IMF는 “역사적으로 높은 불확실성은 저성장과 긴축 재정 조건의 기간과 일치한다”며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나라들에서 이미 경제적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된 불확실성 역시 예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WPUI의 상위 개념인 WUI도 올해 1분기 392.15로 집계됐는데, 이는 베트남 전쟁(1966년 2분기 200.3), 이라크 전쟁과 사스 발생(2003년 2분기 242.6), 유럽 국가부채 위기(2012년 4분기 272.9), 미·중 무역전쟁(2019년 4분기 371.2)보다도 높은 역대 최고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