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별도 통계조차없어 주정부 발표와 데이터 취합"
"전국 요양원 인구 100만명↑..실제론 더 많을 듯"
미국의 코로나 19 사망자가 세계 1위를 차지하면서 전국적으로 노인들을 수용하고 있는 요양원이나 장기 의료시설의 사망자가 3300명을 돌파한 것으로 AP통신의 자체 조사 결과 드러났다.
AP통신은 연방 정부가 노인 시설의 코로나 19 감염과 사망자에 대한 통계를 별도로 발표한 게 없어서 각 주정부의 보건부 집계와 언론에 보도된 통계 등을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통합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불과 열흘 전에는 약 450명이었던 사망자가 3321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 전국에 100만명이 넘는 시설 노인들 가운데 실제 코로나19 사망자는 이 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주에서 발표한 노인 사망자 수에는 코로나19 검진조차 받아보지 못한 채 사망한 사람들의 수는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일어난 집단 감염으로는 리치먼드 교외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100여명이 감염되어 40명이 사망한 경우, 인디애나주 중부의 한 요양원에서 160명이 감염돼 24명이 사망한 경우, 매사추세츠주 홀리요크의 재향군인 노인시설에서 76명이 감염돼 37명이 죽은 경우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최초의 노인시설 감염으로 시애틀 교외 커클랜드의 요양원에서 첫 사망자가 나온지 불과 몇 주일만의 집계이다. 그곳에서는 지금까지 43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이것도 알려진 것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주 정부들은 노인시설의 사망자 전체 수만 공개했지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리지 않거나 통계 조차 없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할만한 통계는 뉴욕주로 노인시설 거주자 총 9만6000명 가운데 이미 1880명이 숨졌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개인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자세한 사망 원인 등에 대해서는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요양시설의 사망률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성질환 치료 인력이 부족한데다 그 나마 사회전반의 코로나19 위기로 더 줄어들었으며, 개인 보호장비도 코로나19 검사도 거의 제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정부가 뒤늦게 3월 중순부터 방문객 금지, 모든 집단 활동 중지, 모든 직원에 대해 근무시작 전에 발열검사 등 검사를 받을 것 등을 의무화 했지만 그 이후에도 노인시설 사망률은 로켓 처럼 치솟았다.
이는 고령자 대부분이 자녀들의 돌봄 대신 요양원 생활을 하고있는 미국에서는 대단히 큰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달초 보도된 AP통신 기사에 따르면 노인 시설의 감염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그런 대책 정도로는 무증상 감염자에게 감염되는 것을 밝혀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몇 군데 대량 집단 감염이 일어난 곳에는 여러 곳의 다른 요양원에서 일하다가 왔거나 시간대별로 여러 군데에서 일하고 있는 간호사 등, 그런 무증상 전파자들에 의한 감염이 확인되었다.
미국에서 전국의 보건 관련 비용을 지불하는 정부 최대의 단일 기관인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는 1주일 전에야 전국 요양원에 “수용자 돌봄 인력을 팀별로 나눠 배정하고 요양원 내에서도 코로나19 양성 확진환자와 검사결과 음성이 나온 사람들을 격리 시켜 수용하라”고 지시했다.
백악관 코로나 대응팀의 데보라 벅스 박사도 이번 주에 “앞으로 코로나19 검사 대상을 더욱 확대하고, 특히 노인요양시설을 검사 우선 순위 1위에 두도록 하라”고 지시했지만 수 천명의 노인들이 숨진 다음에야 나온 지나친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