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피해지인 뉴욕시의 병원들이 코로나19 환자 급증에 따라 매달 4억5000만달러(약 5450억원)에 달하는 재정 손실을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뉴욕시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독립 또는 소규모 병원들이 재정 절벽에 내몰리고 있으며 1~2주 안에 급여를 지급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했다. 미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 진원지인 뉴욕시에 대한 지원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160여개 의료시설을 대표하는 뉴욕병원협회(NYHA)의 케네스 E. 래스크 회장은 WSJ에 “병원들의 비용 증가는 인건비와 시설 비용 급등, 선택 진료 연기에 따른 수입의 급격한 손실 때문”이라면서 “독립 병원, 소규모 병원들은 지금 한계까지 몰려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 최대 민영병원인 뉴욕 프레스비테리언 병원의 스티븐 코윈 회장은 “향후 3~4개월 동안 10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연방정부로부터 비용 전부가 아닌 일부를 보전 받는 것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신용 잔고 8억달러 중 3억5000만달러에 인출된 상태라고 전했다.
뉴욕시 대변인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뉴욕시민 대상 공공 의료시스템 ‘헬스 플러스(+)’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출한 비용이 지난주까지 총 7700만달러를 돌파했다면서 재정난 끝에 최근 흑자로 돌아선 헬스 플러스 재정이 직격탄을 맞았다고 했다.
뉴욕시 대변인은 뉴욕시 전역에서 현재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출된 비용은 모두 5억달러가 넘고, 그 비용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도 전했다.
미국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뉴욕시를 포함한 전미 병원들에게 첫번째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메디케어(미 노인 건강보험) 진료비를 기준으로 지급돼 현재 상황에 맞지 않다고 뉴욕시 의료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뉴욕시 의료사업자 동업차단체인 뉴욕의료협회의 비 그로스 회장은 “보건복지부가 사용하는 방법론은 뉴욕시와 같은 코로나19 진원지를 우선 지원하는데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래스크 회장도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 보장 제도) 대상 환자가 많은 병원이 불이익을 받는 현행 지원 방식은 “유감스러울 정도로 불충분하다”며 “보조금이 필요한 곳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래스크 회장 등 연방정부와 보조금 지원 방식을 두고 협상 중인 복수의 관계자는 WSJ에 향후 연방정부 보조금을 뉴욕시와 같은 코로나19 진원지에 우선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WSJ에 “의료사업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동병원, 소아과, 메디케이드 제공 병원 등 첫번째 보조금 대상에 반영되지 않은 의료 사업자에게 신속히 추가 보조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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