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주말 2시간 앞두고 기습 봉쇄령 내렸다가 혼란…장관 사퇴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13일 11시 27분


지난 10일 오후 10시 긴급 봉쇄령 발표
터키 시민 25만명, 필수품 구하려 거리로 쏟아져

터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터키 내무부 장관이 주말 휴일을 2시간 앞두고 주요 31개 도시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48시간 ‘기습’ 봉쇄령을 내렸다가 전국적인 혼란이 일어나자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

하지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 2016년 8년 취임한 이래 대테러작전 등에 일조했다는 이유 등으로 측근인 내무장관의 사표를 반려했다.

12일(현지시간) 관영 아나돌루통신과 일간 데일리 사바 등 터키 언론에 따르면 쉴레이만 소일루 터키 내무장관은 지난 10일 오후 10시께 “오는 11일 오전 0시부로 48시간 동안 이스탄불 등 주요 31개 도시에 통행금지령을 내린다”고 기습 발표했다.

터키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장려해왔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이동을 제한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역학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엄격한 이동제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동 제한 조치를 강화한 것 자체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고 통신은 부연했다.

그러나 시행 시점에 인접한 야간에 통행금지령이 기습 발표되면서 당황한 시민들이 통행금지령이 시행되기 이전 필요한 물품을 사기 위해 몰려 나왔다.

터키 전역에서 2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상점과 빵집 등으로 몰려나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지켜지지 않는 등 엄청난 혼란이 일어났다고 터키 언론은 지적했다.

기습 봉쇄령으로 인한 혼란이 오히려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높였다는 비판이 터키 일각에서 제기되자 소일루 장관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통행금지령 시행과 관련한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터키 대통령실은 12일 에르도안 대통령이 소일루 장관의 사표를 반려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소일루 장관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치안을 잘 관리해왔다고 강조한 뒤 “그는 자신의 직책을 계속해서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소일루 장관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힌다. 지난 2016년 8월 터키 내무부 장관에 취임하기 이전에는 노동부 장관, 집권여당인 정의개발당(AK) 부의장, 터키 국회 부의장 등을 지냈다.

한편, 터키 보건부는 12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전일 대비 4789명 증가한 5만6956명이라고 발표했다. 이중 사망자는 97명 늘어난 1198명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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