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국면 속에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트위터에 공개했다가 논란이 일자 나름 ‘반격’(?)에 나섰다.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이자 총리 비서실장 역할을 맡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동영상 논란과 관련, “여러 견해가 있지만 많은 반향도 있었다”면서 해당 동영상 트윗에 대한 ‘좋아요’(Like) 클릭 건수가 “확인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상 최다인 35만건 이상에 이른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특히 “젊은이들의 신종 코로나 감염이 매우 많다”면서 “(외출 자제를) 호소하는 데 소셜미디어(SNS)를 쓰면 꽤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친구와 만나지 못한다. 회식도 할 수 없다. 하나 여러분의 이런 행동으로 많은 생명을 확실히 구하고 있습니다”는 글과 함께 가수 겸 배우 호시노 겐(星野源)의 노래 ‘집에서 춤추자’(うちで踊ろう)에 맞춰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촬영한 56초 분량의 동영상을 올렸다.
‘집에서 춤추자’는 호시노가 이달 3일 “누군가 이 동영상에 악기 반주나 코러스·댄스를 더해주면 안 될까”라고 제안하며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노래로서 최근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외출자제’를 요청받고 있는 사람들을 격려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일본에선 이후 유명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호시노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등 다양한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을 SNS에 올리는 이른바 ‘집에서 춤추자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 스가 장관은 “호시노씨가 (영상을) 공개한 취지에 아베 총리도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해당 동영상이 공개된 뒤 현지 네티즌들로부턴 “외출을 자제하라고 하지만 여전히 혼잡한 전철을 타고 통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이 많다”, “집밖에 나가지 않으면 돈을 못 번다. 좋아서 나가는 게 아니라 나갈 수밖에 없다”, “힘든 국민 생활을 도외시한 부적절한 행동”이란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현지 언론들 또한 “아베 총리의 취지와 관계없이 결과적으로 반감을 불러왔다”고 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집에서 춤추자’의 원곡자 호시노에게도 “자신의 노래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데 동의했다면 실망”이란 등의 지적이 잇따르자, 호시노는 별도 입장문을 통해 “지금까지 다양한 동영상을 올려주신 많은 분들과 마찬가지로 (아베 총리 측도) 나 자신이나 소속사에도 연락해온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13일 오후 2시45분 현재 아베 총리의 ‘집에서 춤추자’ 동영상 트윗은 9만7000건 리트윗됐고, ‘좋아요’ 클릭 수는 37만건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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