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의사’ 반열 오른 파우치, 트럼프가 자를 수 있을까?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14일 09시 40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바른말 잘하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에 대해 불쾌감을 내비친 지 하루만에 ‘대단한 남자’라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자신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전문가들을 가차없이 쳐낸 전력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파우치 소장 경질의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좀 더 일찍 코로나19에 대한 조치를 취했더라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행정부의 늑장 대처를 아쉬워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앞서 다른 방송에서도 파우치 소장은 미국 전역에 자택 대피령을 빨리 내려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의견을 말했었다.

이에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FireFauci’(파우치를 해고하라)는 해시태그가 붙은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을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 트럼프, 파우치 경질설 일축 “그는 대단한 남자” :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코로나 브리핑에서 파우치 소장 경질설을 일축했다.

그는 자신이 리트윗한 트위터 글에 해고하라는 해시태그가 달려있었다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이는 ‘다른 사람의 의견’이라며 “나는 ‘아닌데, 난 그를 좋아해’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가 대단한 남자라고 생각한다”고 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부터 파우치 소장과 자신은 같은 입장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파우치 소장 역시 “처음 코로나 대응 정책을 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을 때 대통령의 반응은 ‘알겠다. 그렇게 하겠다’였다”면서 둘의 뜻이 처음부터 일치했음을 강조했다.

앞서 호건 기들리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파우치 박사가 아니라 이번 사태에 대한 행정부의 늑장 대응을 상세히 설명한 주말 뉴스를 겨냥한 것이라고 말하며 진화에 나섰다.

◇ “파우치 경질되면 코로나 희생자 더 많아질 것” : 하지만 민주당 인사들은 우려를 계속 나타내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파우치 박사는 대단하다. 그는 매우 내게 도움이 됐다”면서 “워싱턴에서 일이 미치게 돌아가 그가 해고되는 상황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에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트위터에 “만약 파우치 소장이 경질되면 대통령은 직접 미국민으로부터 진실을 숨기려 들 것”이라면서 “그렇다면 더 많은 생명을 잃게 된다. 우리는 파우치 박사를 보호해야 한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로렌스 고스틴 조지타운대 보건법 교수는 “파우치 박사는 대통령보다 훨씬 더 많은 대중적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미국의 의사’가 되었고, 그를 해고한다면 국민적 분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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