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투운동 전환점 되나…유명 변호사 어린이 입양 후 성폭력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14일 11시 07분


바오유밍 변호사 ©상하이스트닷컴 캡처
바오유밍 변호사 ©상하이스트닷컴 캡처
중국의 유명 변호사가 어린이를 입양한 후 수년간 성폭력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중국판 미투(#MeToo·나도 당했다)가 다시 재점화되고 있다고 가디언이 13일 보도했다.

피해자는 여러차례 경찰에 증거를 제시하고 신고했지만 번번이 다시 돌려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싱싱’이라는 이름의 18세 여성은 최근 중국 뉴스 매체에 자신이 받은 학대를 고발하는 글을 실어 화제가 됐다. 어머니가 베이징의 성공한 변호사에게 자신을 입양보냈지만 집에 감금되어 반복적으로 성폭력당했다는 주장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바오유밍(?某明)은 ZTE등 유명 기업에 조언을 해주는 40대 후반의 변호사로, 싱싱과 친밀한 관계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성폭력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싱싱의 사건이 화제가 된 후 그는 중국 동부의 한 대형 석유 회사의 부사장직에서 해임되었고, 이후 ZTE 이사직도 사임했다.

싱싱은 2015년 처음 바오를 만났다. 싱싱의 어머니는 바오가 아이를 입양하려고 한다는 것을 보고 온라인으로 연락했다. 자신의 딸이 부유한 가정에서 더 잘 자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입양이 엄격하게 규제되는 중국에서는 도리어 이런 비공식적인 합의가 자주 이뤄진다.

하지만 싱싱에 따르면 딸로 입양된 직후부터 바오의 폭언과 성폭력이 시작됐다. 그는 싱싱에게 아동포르노를 보여주면서 자신의 성폭력을 정당화했고 거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감시하고 다른 이들에게 자신과의 일을 발설하지 말라고 위협했다. 싱싱은 수차례 자살까지 시도했다.

이 사건은 특히 싱싱이 그간 여러 차례 경찰을 찾아가 신고했지만 번번히 무시됐다는 점에서 더욱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중국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재조사한다고 밝혔다. 바오의 근무지가 있던 중국 동부 도시 옌타이 경찰도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웨이보에 오른 이 사건 게시물은 13일까지 7억90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변호사, 사회운동가, 배우 등 유명인사들이 지지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은 2018년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 박사가 자신의 지도교수가 12년 전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폭로하는 내용의 글을 웨이보에 올려 미투운동(#MeToo·나도 당했다)이 시작됐다. 하지만 정부 검열 때문에 다른 국가보다 불길이 크게 번지지는 못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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