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요 주정부 독자 경제활동 재개 논의…독자 행보 나서는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4일 16시 22분


미국 주요 경제권인 뉴욕 등 미 동부 해안 7개 주와 캘리포니아 등 서부 해안의 3개 주가 각각 협력체를 구성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재개 방안 협의에 들어갔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13일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델라웨어 로드아일랜드 매사추세츠가 경제 재개를 위한 워킹그룹에 참여할 공중보건과 경제 관료를 임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주지사들의 비서실장도 참여한다.

미국 최대 경제력과 인구를 가진 캘리포니아를 포함해 오리건 워싱턴 등 서부 해안 3개 주도 이날 경제 재개 공동 대응을 위한 ‘서부주협약(WSP)’을 발표했다. 각 주가 자율적으로 움직이되 경제 재개와 향후 바이러스 확산에 함께 대응하는 서부해안 전략 마련이 목표다.

주지사들의 연대 배경으로는 다양한 요인이 거론된다. △정점에 가까워진 바이러스 확산세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생활권 단위 인접 주들 간 협력의 중요성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경제 재개 견제 등이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속담 인용하며 과학, 증거, 사실에 기반한 경제 재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구 100명 당 1명꼴인 19만6146명이 코로나에 감염된 뉴욕주는 사망자가 전날보다 671명이 늘어 1만56명으로 증가했다. 신규 사망자 수는 700명대에서 600명대로 떨어져 약 1주일 만에 가장 적었다. 쿠오모 주지사는 “뉴욕 주민들이 무모하게 행동한다면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면서도 “최악은 지났다”고 밝혔다.

미국 내 환자는 이날 오후 11시 현재 58만2000명이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NBC방송 투데이쇼에 출연해 “우리는 현재 정점에 근접하고 있다”며 “경제 재개를 올바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14일 코로나19 방역을 담당하는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외에 경제 재개 조건 등을 논의하는 민관 경제 재개 워킹그룹을 발족할 예정이다. CNN은 마크 메도우스 비서실장이 이 협의체를 이끌고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주지사들의 독자 행보는 코로나19 방역의 승리와 경제 재개를 선언하려는 계획을 구상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권한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경제 재개와 관련해 “주지사들과 함께,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 내가 곧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도 이와 관련해 “대통령 권한은 총체적”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이 기자회견 이후 쿠오모 주지사는 CNN에 출연해 “헌법은 연방정부 권한으로 구체적으로 예시되지 않은 권한이 주 정부에 있다는 점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며 “우리에겐 왕이 아니라 선출된 대통령이 있다”고 반박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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