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WHO 돈줄 끊었다… “中편향-대응실패로 팬데믹 불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6일 03시 00분


전체예산 10% 지원중단 초강수
美 확진-사망자 모두 세계 최다… ‘부실 대처 책임 떠넘기기’ 지적도
中 “국제 방역 협력 해칠것” 비판, 유엔총장-빌게이츠도 “그럴때 아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14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 
환자와 가족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부실 대응과 중국 
편향성을 문제 삼아 미국의 분담금 집행 중단을 지시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14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 환자와 가족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부실 대응과 중국 편향성을 문제 삼아 미국의 분담금 집행 중단을 지시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부실 대응과 중국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분담금 집행 중단을 지시했다.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글로벌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대응 최전방에 서 있는 국제기구의 ‘돈줄’을 끊은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팬데믹에 대한 WHO의 잘못된 대응에 대한 검토가 끝날 때까지 자금 집행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WHO는 제때 바이러스 정보를 확보하고 투명하게 이를 공유하는 등 기본 의무 수행에 실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WHO는 이런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WHO의 의미 있는 개혁을 위해 그 조직에 계속 관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HO 사무총장의 사퇴를 의미하거나 원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전 세계 194개 회원국을 두고 있는 WHO의 2018∼2019년도 예산 규모는 약 60억 달러다. 미국은 WHO 회원국 중 가장 많은 분담금을 부담하고 있는 국가로, 규모가 연간 4억∼5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이 분담금 집행을 중단하면 WHO 자금 지원의 10% 가까이가 끊기는 것이다.

WHO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줄곧 늑장 대응 논란에 시달려 왔다. 중국의 지원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중국의 눈치를 보며 과학이나 의학보다 정치적 계산을 앞세웠다는 비판도 거셌다.

그러나 이를 이유로 분담금 집행을 전격 중단한 트럼프 대통령 또한 ‘책임 떠넘기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는 모두 세계 최대다. 민주당의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코네티컷)은 “백악관은 대통령이 바이러스 대응 초기에 저지른 치명적인 실수를 떠넘길 희생양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금은 세계가 단합해 코로나19에 맞서야 할 시기이지 WHO에 대한 지원을 줄일 때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도 이날 트위터에 “코로나19의 확산을 늦추는 WHO의 역할을 대신할 조직은 없다. 어느 때보다 WHO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미국의 결정은 WHO의 능력을 약화시키고 국제 방역 협력을 해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미국#트럼프#who 지원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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