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지원 금액과 대상을 바꾸는 과정에서 주요 정치인이 힘겨루기를 했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18일 보도했다. 집권 자민당 일각에서조차 퇴진설이 나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지도력 저하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당초 일부 소득급감 가구에만 30만 엔(약 338만 원)을 지급하려다 선정 기준 논란이 일자 16일 전 국민에게 10만 엔을 주기로 방침을 바꿨다. 30만 엔 지급은 ‘포스트 아베’로 불리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이 주도했다.
하지만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이 거세게 반대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14일 취재진에게 “(기시다 정조회장이) 당의 말을 듣지 않는다. 10만 엔 일괄 지급을 절실히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주장했다. 기시다 정조회장은 하루 뒤 “결정을 뒤집을 수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연립 여당인 공명당까지 ‘10만 엔 지급’을 지지하자 꼬리를 내렸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는 지원금 지급 방식을 두고 총리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아베 총리는 17일 “모든 사람이 하루 빨리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무조건 지급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아소 부총리는 같은 날 “손을 든 사람에게 주겠다”며 자진신고제 방식으로 집행할 뜻을 밝혔다.
내각 핵심인사들의 혼선과 대립에 지방자치단체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나카무라 도키히로(中村時廣) 에이메현 지사는 “정책이 정확히 뭔지 모르겠다. 나라가 혼란스러운 것 같다”며 중앙정부를 비판했다.
마이치니신문은 계속되는 정책 변경과 정치인의 정쟁이 총리의 레임덕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독보적 1강’으로 불리던 아베 총리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정권 말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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