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위장 총기난사범 활보” 캐나다 공포의 12시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1일 03시 00분


평소 조용했던 50대 치과기공사, 노바스코샤州 돌아다니며 범행
경찰 포함 16명 숨져… 주택 화재도
범인, 100km 떨어진곳서 대치중 사망
언론 “31년만에 최악 집단살인”

‘빨간 머리 앤’ 배경 시골 마을에 울린 총성 캐나다 왕립기마경찰대(RCMP) 대원들이 19일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엔필드의 한 주유소에서 총기난사 용의자 가브리엘 워트먼을 검거하고 있다. 경찰로 위장한 워트먼은 포타피크 마을을 
시작으로 12시간 동안 장소를 옮겨가며 무차별 총격을 가해 23년 경력 경찰관 등 16명을 숨지게 했다. 수사당국은 검거 과정에서
 워트먼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엔필드=AP 뉴시스
‘빨간 머리 앤’ 배경 시골 마을에 울린 총성 캐나다 왕립기마경찰대(RCMP) 대원들이 19일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엔필드의 한 주유소에서 총기난사 용의자 가브리엘 워트먼을 검거하고 있다. 경찰로 위장한 워트먼은 포타피크 마을을 시작으로 12시간 동안 장소를 옮겨가며 무차별 총격을 가해 23년 경력 경찰관 등 16명을 숨지게 했다. 수사당국은 검거 과정에서 워트먼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엔필드=AP 뉴시스
18일 캐나다 동부 노바스코샤주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여성 경찰관을 포함해 최소 16명이 숨졌다. 인구 97만 명의 한적한 농촌 지역인 노바스코샤는 소설 ‘빨간 머리 앤’의 주인공인 앤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캐나다에서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4명의 희생자를 낳은 1989년 12월 몬트리올 총기 사건 후 31년 만에 처음이라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당국은 치과 기공사로 일하는 가브리엘 워트먼(51)을 용의자로 보고 있다. 그는 경찰 복장을 한 채 12시간 동안 여러 곳을 옮겨 다니며 범행을 저질렀다. 이날 오후 10시 30분경 작은 해안마을 포타피크에서 첫 총격을 가했고 이후 주(州) 북부를 휘저으며 범행을 저질렀다.

워트먼은 19일 정오가 넘어 포타피크에서 약 100km 떨어진 엔필드의 한 주유소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원인과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당국은 옷과 차량 등을 준비하고 경찰관 행세를 한 만큼 계획된 범죄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캐나다 CBC방송 등에 따르면 용의자는 노바스코샤주 다트머스시에서 치기공소를 운영했다. 현지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그가 운영하던 치기공소가 문을 닫은 것과 범죄의 연관성도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노바스코샤주는 지난달 중순부터 비필수 업종 사업장을 모두 폐쇄했다. 현지 매체 더글로브앤드메일에 따르면 일부 이웃은 그가 술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로 두 아이의 엄마인 23년 경력의 현직 경찰관이 사망했다. 한 가정에서는 집 안팎에서 다수의 희생자가 발견됐고 몇몇 집은 불에 탔다.

워트먼의 지인들은 ‘평소 조용했고 매너가 좋은 사람이었다’는 반응이 대분이었다. 워트먼은 2014년 암 환자에게 틀니를 선물한 인물로 지역 언론의 조명을 받은 바 있다.

신아형 abro@donga.com·구가인 기자
#캐나다#총기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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