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의료용품 품귀가 심각한 미국에서 주(州) 정부와 각 도시 및 병원들이 마스크 등을 확보하기 위해 첩보 영화를 방불케하는 치열한 쟁탈전을 펼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 전했다.
동부 매사추세츠주의 한 병원 의료진들은 마스크 확보 과정을 ‘비밀거래’에 빗댔다. 이 병원 차량은 음식배달 트럭으로 위장했고 오고 갈 때의 동선도 겹치지 않도록 짰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북동부 전역에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운송과정에서 제대로 배달하지 못 할 위험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주지사들도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다. 다른 주, 국가, 심지어 연방정부와 의료물품을 가지고 경쟁해야 한다는 현실에 좌절감을 느낀다고 토로해온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결국 이달 중국과 10억 달러 규모의 마스크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은 물론 미국 연방정부가 서로 더 높은 가격을 부르며 경쟁한 것으로 알려졌다. LA 에릭 가세티 시장은 최근 거래 성사 직전에서 두 번이나 물을 먹었다. 한 번은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한번은 러시아 기업이 더 높은 가격을 불렀다.
뉴욕주 간호사협회는 이날 뉴욕주 보건부와 병원 시스템 업체 두 곳을 상대로 보호장비를 확보하지 못해 일선 의료인력을 위험에 내몰았다며 소송을 걸기도 했다. 공급체인 전문가들과 의료용품 업체들은 주지사, 병원, 정부 사이 벌어지는 혼돈을 방지하기 위해 연방 정부가 더 강력한 감독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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