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키 정박 伊선박 623명 탑승
“선내 20명 발열증세 있다고 들어”… 집단감염 가능성에 다시 긴장
아베마스크 이번엔 오염 논란, 배포 중단… 임신부용부터 회수
코로나 사망 25명 하루 최다 기록
일본 나가사키(長崎)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71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악몽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은 21일 이탈리아 선적 크루즈선 ‘코스타 아틀란티카’호에서 승무원 1명이 감염됐다고 21일 전했다. 1월부터 나가사키항에 정박 중인 이 배에는 승객 없이 623명의 승무원만 있다. 감염된 승무원과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이들은 56명이며 이 중 3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한 승무원은 “선내에서 20명 이상이 발열 증상을 보였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도입했던 일부 면마스크의 배포를 21일 중단했다. 14일부터 임신부용으로 전국에 50만 장을 배포했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약 8000장의 불량품이 나온 데 따른 조치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은 이날 “오전까지 143개 지방자치단체에서 7870장의 불량품이 나왔다. 우선 배포를 중단하고 문제가 있는 제품을 조속히 회수해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임신부용 면마스크를 두고 ‘오염됐다’ ‘벌레와 머리카락이 나온다’ ‘너무 작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466억 엔(약 5270억 원)을 투입해 각 가정에 2장씩 배포한 면마스크에서는 불량품 보고가 거의 없지만 ‘끈이 풀린다’ ‘귀가 아프다’ ‘빨면 줄어든다’는 지적이 역시 제기됐다.
그래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강경하다. 그는 아사히신문 기자가 ‘면마스크에 대한 비판이 있다’고 하자 “귀사의 인터넷 상점에서도 면마스크를 3300엔에 판매하고 있다. 수요가 충분히 있다”고 답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정책에 의문을 표한 특정 언론을 공격했다’고 해석했다.
사망자 증가 및 의료 붕괴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20일 34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25명이 숨졌다. 하루 사망자 수로는 최대다. NHK는 21일 도쿄의 확진자가 전일 대비 123명 늘어 총 3307명이 됐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일본 전체 확진자도 388명 증가한 1만2253명이다. 일주일 이상 걸리는 확진 검사 때문에 검사 결과를 기다리다 숨진 사례도 늘고 있다. 21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최근 11명의 변사 사망자가 코로나19 감염자였음이 뒤늦게 확인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아베 총리 역시 20일 “장기전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긴급사태 발령 기한이 다음 달 6일을 넘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교도통신은 21일 “정부가 이달 말까지로 예정된 외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 정지 및 기존 발급된 비자의 효력을 중단하는 조치를 1개월 연장하는 방침을 굳혔다”고 전했다. 일본 전역에 긴급사태를 선언한 상태여서 입국 제한을 완화할 상황이 아니라는 의미다. 일본은 현재 한국 중국 등 73개국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1일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의 봄 제사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아베 신조’ 명의로 비쭈기나무(마사카키) 화분을 공물로 보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이 신사를 단골로 참배하는 일부 국회의원은 올해 참배를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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