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DC 소장 “2차 코로나19 유행, 올 겨울 독감철과 겹치면 치명적”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22일 10시 42분


"독감과 코로나 팬데믹 동시에 겪을 것"
"미 공중보건 시스템에 상상할 수없는 부담"
"코로나 규제반대 시위, 도움 안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이 올해 독감철과 겹쳐 더욱 치명적인 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는 미국 핵심 보건당국자 경고가 나왔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H1N1) 팬데믹 당시에도 봄에 1차 유행을, 독감철인 가을과 겨울에 2차 유행을 경험한 바 있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겨울 바이러스의 공격은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대처하기) 힘들 수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독감 팬데믹(대유행)과 코로나19 팬데믹을 동시에 겪게 될 것”이라며 미국 공중보건 시스템에 상상할 수 없는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직 승인된 치료법이나 백신이 없는 코로나19와 달리 독감은 예방 주사와 백신이 있지만 미국에서는 치명적인 전염병 중 하나로 분류된다. CDC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미국인 3만4200명이 독감으로 사망했다. 감염자는 3550만명에 달한다.

미국내 코로나19로 숨진 사람은 22일 오전 8시50분(한국시간) 기준 4만4403명이다. 확진자는 81만1355명에 달한다.

미국 의료시설은 현재 코로나19 감염자를 치료하는 것만으로도 과부하 상태다. 검진 키트와 인공 호흡기, 의료종사자들을 위한 개인보호장비 등의 수급난도 심각하다.

레드필드 국장은 “코로나19가 (독감 자체만으로도 미국 의료체제를 과부하에 빠뜨리는) 독감철이 끝날 무렵 미국에 도착한 것은 행운이었다”며 “코로나19 1차 유행과 독감 시즌이 동시에 정점에 도달했다면 의료 수용 능력이라는 측면에서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연방정부와 주정부 당국자들이 몇달간 앞으로 다가올 상황에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재택 대기 명령 해제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감염자 검진 능력 대폭 확대, 감염자와 접촉자 추적 등을 통해 대규모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점진적인 재개방을 추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부 주의 움직임과 맥을 달리하는 것이라고 WP와 CNN은 지적했다.

이를 위해 CDC는 적어도 650명 이상의 인력을 충원, 감염자 추적 등 업무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레드필드 국장은 설명했다. 인구조사국 직원과 평화봉사단, 아메리코(미국 봉사단체) 자원봉사자들을 대체 인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주 당국자들과 논의 중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보건당국이 미국인에게 여름철 독감 예방주사 접종을 장려해 독감 입원자 규모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를 통해 독감 환자가 아닌 코로나19 환자에게 병상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레드필드 국장은 보수 성향 미국인들이 자택 대기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규제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는 것을 두고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자신과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구성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지지하는 듯한 트윗을 올려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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