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성급한 경제 재개에 우려…“아직 위기 벗어나지 않아”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23일 23시 15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멈춰선 경제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자국민에게 성급한 재가동으로 야기할 수 있는 잠재적 재앙을 피하기 위해 인내심을 가질 것을 촉구해 눈길을 끈다.

23일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와 BBC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연방하원 연설에서 독일인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느슨해지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16개 주정부가 너무 성급히 움직이고 있다”면서 “독일은 초기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얼음(thinnest ice)’ 위에 있다. 숫자(낮은 사망률)는 희망을 품게 하지만 중간값은 쉽게 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연방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다음달 3일까지 2인 이상 공공장소 회합을 금지하는 등 강력한 코로나19 확산 방지 정책을 시행했다. 이에 더해 빠르고 광범위한 코로나19 검진으로 독일은 다른 국가보다 낮은 코로나19 사망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연방정부는 16개 주(州)정부와 합의해 지난 20일부터 800㎡ 이하 상점의 영업 재개를 허용했고,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이 종료되는 다음달 4일부터는 각급 학교의 휴교령도 단계적으로 해제하기로 했다.

메르켈 총리와 주정부 지도자들이 오는 30일 만나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메르켈 총리가 주정부들에게 너무 성급히 서둘지 말라는 경고를 한 셈이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아직 위기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다.(We are still far from out of the woods.)”며 “우리는 아직 (코로나19) 팬데믹의 마지막 국면이 아니라 아직 시작 단계에 있다. 우리는 오랫동안 이 바이러스와 함께 살 것”이라고 주의를 촉구했다.

이밖에 메르켈 총리는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에 대처할 수 있도록 유럽연합(EU) 예산 분담금을 ‘아주 많이(significantly higher)’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EU는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회원국을 지원하는 방식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독일 정부는 WHO가 없어서는 안 될 파트너임을 강조한다. 우리는 WHO의 임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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