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돌팔이 약장수” 직격탄… 뉴욕 보건당국 “막대한 위험 초래”
클로로퀸 논란 이어 또 설화
23일 ‘살균제 인체 주입’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법으로 제안하고,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을 ‘신의 선물’이라며 극찬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그가 의학 지식 없이 위험한 발언을 이어간다는 비판이 속출하는 가운데 미 최대 피해 지역인 뉴욕의 살균제 사고 건수까지 급증했다.
공영 NPR라디오는 대통령의 살균제 발언 이후 24일까지 이틀간 뉴욕시의 살균제 및 표백제 사고 신고가 30건 접수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건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25일 뉴욕시 보건당국자도 트위터 동영상으로 “살균제는 입, 귀를 통해 주입하거나 흡입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다. 막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대통령이 지난달 클로로퀸과 유사 약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언급한 후 소매 약국에서 두 약품의 처방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두 약품의 처방 건수는 일평균 683건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19일 3만1000건으로 46배 뛰었다. CNN은 대통령이 최근 한 달간 공개 석상에서 약 50차례 두 약품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24일 “클로로퀸 등으로 치료받은 코로나19 환자들이 심각한 심장 박동 문제를 보였다는 연구가 있다”며 사용을 우려했다.
야당 민주당은 대통령을 거세게 비난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NPR에 “돌팔이 약장수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사실상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살균제를 마시지 말라”는 트윗을 올렸다.
논란이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코로나19 정례 기자회견을 이례적으로 생략했다. 그 대신 트위터에 “언론이 적대적인 질문만 하고 진실을 보도하지 않는다. (기자회견에) 시간과 노력을 들일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24일 기자회견도 문답 없이 22분 만에 끝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살균제 논란에 관해 “취재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비꼰 투로 질문했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케일리 매케너니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이 대통령 발언의 맥락을 이해하지 않은 채 부정적인 보도만 일삼는다”고 주장했다.
집권 공화당 및 백악관의 일부 참모는 논란만 야기하는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재선에 방해가 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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