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전역 거리에 마스크대세 …착용 논란은 ‘옛 말’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27일 08시 18분


체코 총리가 유럽 정상과 트럼프에게 적극 홍보
파리 브뤼셀 밀라노 프라하에도 마스크부대 넘쳐
유럽 정부들 '규제완화'후 더욱 착용지시

마스크 착용에 문화적 거부감을 느끼는 서구인들 가운데에서도 유독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마스크를 쓰느냐 마느냐를 두고 논란을 빚어온 유럽 국가들이 지금은 그 효용을 인정해 유럽 전역의 도심 거리에 마스크를 쓴 인파가 넘쳐나고 있다.

브뤼셀, 밀라노, 프라하, 파리 같은 유럽 대도시에는 어디에서나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풍경이라고 신화통신 등 외신들이 전하고 있다.

독일, 벨기에, 프랑스, 체코공화국,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같은 보수적 생활문화를 가진 국가의 정부들도 불과 두달만에 태도를 바꿔 모든 국민에게 공공장소나 다중시설을 드나들 때에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 입과 코를 가리도록 권고하거나 명령까지 하고 있다.

특히 유럽 여러 나라들이 자택 격리등 코로나19로 인한 각종 규제를 해제하면서, 무증상환자들이 코로나19를 퍼뜨리는 데 대한 불안감 때문에 마스크 착용은 이전보다 더욱 필수적인 방역 대책으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거의 120만명이 감염되고 12만명 이상이 사망하게 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아직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어서 앞으로도 아주 오랜 동안 인류와 함께 살아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다가 중국, 한국, 태국, 베트남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중에게 마스크 착용을 하게 한 것이 효력을 발휘한 선례가 알려졌다. 그러면서 서구, 특히 유럽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을 이상한 시선으로보거나 거부감을 갖는 태도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한 때 유럽의 대도시에서는 마스크를 쓴 아시아인들이 인종차별을 당하며 욕을 먹거나 심지어 폭행까지 당하는 일도 있었다. 그 당시 유럽 각국의 정부는 이미 감염된 환자나 의료진들만 마스크 착용을 하게 하고 일반 대중은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과학적인 연구결과와 통계가 마스크에 대한 필요성을 부각시켰고 널리 착용하는 계기가 되었다.

유럽 최초로 정부가 국민에게 마스크 착용을 지사한 나라는 체코공화국이며, 그 때문에 감염을 많이 막아냈다고 말하고 있다. 3월18일 마스크 착용령을 내린 안드레이 바비스 총리는 유럽과 미국 정상들에게도 이를 권하고 널리 알려 마스크 착용이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바비스는 3월 19일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트위터 메시지로 “ 작은 천조각 마스크 하나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80%나 막아낸다. 체코공화국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했다”고 알렸다. 유럽각국 정상들에게도 마스크 착용을 권하는 동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26일 현재 유럽 중부의 체코는 인구 1060만명 가운데 확진자 7387명 사망자 220명이다. 이탈리아의 확진자 19만7675명, 사망자 2만6644명과 스페인의 확진자 22만6629명 사망 2만3190명에 비하면 엄청나게 낮은 수치이다.

체코에 이어 이웃 슬로바키아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3월 30일에는 오스트리아 정부도 수퍼마켓 쇼핑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당시 세베스티안 쿠르츠 총리는 “나도 우리들 문화에는 마스크 착용이 아주 낯설고 이상한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부터 배워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4월 24일 벨기에를 끝으로 유럽 각국의 정부는 이제 거의 전부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하고 있다. 이는 5월 초부터 3단계로 실시될 이동금지 해제와 각종 규제 완화에 앞서서 방역수단으로 널리 채용되고 있으며, 학교 개교시기에 맞춰 교사와 학생들까지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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