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동시 다발적 봉쇄령 완화에…‘마스크 사재기·암거래’ 기승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7일 17시 01분


유럽에서 마스크 사재기와 암거래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들이 사회활동 재개를 시작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자 품귀현상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AFP에 따르면 프랑스 경찰은 최근 파리 북부 생데니스 지역에서 대형 상자를 차량에서 내리던 2명을 긴급체포했다. 상자 안에는 한국 KF94에 해당되는 FFP2 보건용 마스크 5000여장이 담겨있었다. 이들은 네덜란드에서 8만 유로(약 1억1000만원)에 마스크를 구입한 뒤 암시장에서 20%가량 비싼 가격에 팔고 있었다.

이달 초에도 가짜 유통회사를 만든 뒤 “FFP2 마스크를 다량으로 제공한다”는 광고를 해 병원들로부터 600만 유로(약 80억 원)를 받아 가로채려던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프랑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현장에서 마스크 부족이 우려되자 지난달 4일 마스크 판매를 금지시켰다. 그러나 다음달 11일 이동제한령 완화를 앞두고 이번 주부터 약국 내 마스크 판매를 허용하면서 사재기를 비롯해 암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또 오스트리아는 공공장소와 상점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독일은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위반 시 벌금 25유로(약 3만3000원)를 부과하리고 했다. 이탈리아도 다음 달 4일 봉쇄 완화와 함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전 유럽에서 봉쇄령이 완화와 함께 마스크 착용을 늘리면서 마스크가 귀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각국 약국이나 보건용품 도매상마다 벌써부터 마스크가 동이 나고 있다. 독일 3위 마스크 공급기업인 슈투트가르트는 “비축을 많이 했는데도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가격 폭등이 우려되자 각국 정부가 통제에 나섰다. 지난달 유럽 내 감염자가 급증하자 1장당 최대 10유로(약 1만3000원)가 넘는 가격에 팔리면서 큰 혼란을 겪었기 때문이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26일 “마스크 가격 상한제를 도입해 장당 가격을 0.5유로(약 670원)로 묶겠다”고 선언했다. 프랑스 정부도 마스크 전 국민 보급방안과 함께 장당 3유로 내외를 넘지 않게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르파리지엥은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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