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연대를 시찰하고 있는 모습을 보도한 노동신문 12일자의 사진. 뉴스1 DB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톱다운’(하향) 방식의 외교도 무위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27일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의 특별한 관계가 대북 외교의 ‘골자’였기에 그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지도자가 바뀌면 그간의 성과는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 김정은 사라지자 대화 채널도 사라져 :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수잔 디마지오 선임연구원은 “상황을 전진시키는 데 필요한 진지한 수준의 외교는 트럼프가 지휘하는 상황에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미 협상팀은 충분한 권한을 부여받지 못했고, 그 결과 북한과는 여전히 일관되고 신뢰할 수 있는 대화 채널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김 위원장이 잇따라 중요한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중병설’ 등이 돌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현재로서는 김 위원장이 사망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아프거나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일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사망쪽으로 입장을 바꿀 정보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이 상황이 트럼프 행정부의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대북 전략을 재구성해야한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하향식 전략 때문에 경험 부족의 미 관리들이 북한 문제를 담당하고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다른 지역 외교관들과 공조를 이루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왔다. 여기에 상대편 수장까지 오리무중이니 완전히 ‘깜깜이’ 상태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 트럼프-김 관계 냉각 징후…유고시 외교도 ‘와르르’ : 더욱이 최근에는 유일한 성과인 트럼프 대통령과 김위원장의 관계마저 냉각되고 있다는 징후까지 있었다.
2019년 2월 베트남에서 두 정상이 만났지만 성과가 없었고 그후 트럼프와의 대화가 이어지지 못한 동안 북한은 미사일 실험을 재개했다. 또 이달 초 김 위원장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북한 성명은 트럼프에게 이 관계를 ‘이기적 목적’에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개인적인 관계에 ‘올인’한 것이 북한 권력 교체기의 미국의 대응을 어렵게 한다고 본다. 김정은 위원장의 사망시 가장 유력한 후계자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인데 북한 정부에는 젊은 여성에 순종하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나이 많은 남성 장군들이 많고 김 위원장의 삼촌인 김평일도 잠재적인 라이벌이라는 것이다.
또 김 위원장이 사망할 경우 누가 집권하든 당장 미국과 핵협상을 추진하려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았다. 경쟁자들을 제거하고 자신들의 통치를 홍보하기 위해 선전을 강화해 북한 내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방법을 찾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