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코로나 이혼’ 급증…“재택근무가 주요 원인”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28일 13시 49분


부부 함께 있는 시간 늘며 아내들 불만 폭발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미래에 대해 생각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으로 부부들이 어쩔 수 없이 집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일본 소셜미디어에서 ‘코로나 이혼’이 가장 뜨거운 용어로 떠오르고 있다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트위터에서는 결혼 생활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암시하는 많은 글들과 남편에 대한 실망을 털어놓는 아내들의 게시글이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일본뿐 아니라 코로나19로 고통받는 다른 나라들에서도 어느 정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코로나 이혼’이란 용어는 유독 일본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1980년대 해외로 신혼여행을 떠났던 신혼부부들이 서로 간에 공통점이 없다는 점을 깨닫고 나리타(成田) 공항에 돌아오자마자 갈라서 ‘나리타 이혼’이라는 용어가 크게 유행했었는데 지금은 ‘코로나 이혼’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선 전체 결혼 부부 가운데 약 35%가 이혼한다. 이는 45%의 미국이나 41%의 영국에 비해 낮지만 머지 않아 크게 오를 것이 확실해 보인다. 올해 초 중국에서도 이혼 소송이 급증했었다.

한 여성은 트위터에 “지난 열흘 동안 남편의 큰 목소리, 시끄러운 TV 소리, 코고는 소리 등을 참아야 했다.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 내 영혼이 견대낼 수 있을까”라고 올렸다. 또다른 여성은 “남편은 술을 마시고, 잘 씻지도 않는다. 부부간의 불화는 저절로 해결되기도 한다지만 내게는 지금이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이다”라고 밝혔다.

자신을 ‘비참한 사람’(Miserable)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남편은 나를 가정부 이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한 여성은 ‘남편 죽음의 노트’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이혼하는 것이 더 쉬울까? 이혼하면 기분이 나아질까? 모든 걱정을 떨쳐버리고 싶다. 나 자신을 재발견하고 싶다. 매일 어둡다. 네가 쳐다보는 것조차 지겹다. 항상 걱정뿐이고 한숨만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혼 전문 변호사 고토 치에는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많은 가정에서 부부들이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을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집이 일터가 됐고 그것이 문제의 주요 원인”이라며 “사람들은 환경이 바뀌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렇게 되면 결혼 생활에 큰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토 변호사는 부부가 모든 것을 터놓고 토론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남편들은 집안일을 분담하고, 아내가 남편을 위한 직원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와 관련 한 남성은 트위터에 최고의 전술은 무조건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아내든 상사이든 말다툼을 하게 되면 나는 그냥 사과한다. 나중에 무엇에 대해 사과했는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그것이 낫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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