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주 대량매입해 1분기 큰 손실, 주총서 “내 실수… 주식 다 팔았다”
美 경제 전망은 “회복될 것” 낙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미국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90·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분기(1∼3월)에만 약 61조 원을 잃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월 미 항공주를 대량 매입했지만 사태가 길어지면서 큰 손해를 봤다.
CNBC 등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2일(현지 시간) 실적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에 497억 달러(약 60조6340억 원)의 순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1839년 설립 이후 사상 최대 손실이다.
대규모 손실은 545억2000만 달러에 이르는 투자 손실의 영향이 컸다. 특히 버크셔해서웨이는 2월 델타항공 97만6000주 매입을 시작으로 미 주요 항공사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입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곧 지나갈 것으로 보고 선제적 투자를 단행한 셈이다. 하지만 사태 장기화로 세계 항공업계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지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버핏 회장은 이날 온라인 주주총회에서 “보유했던 델타, 아메리칸, 사우스웨스트, 유나이티드 항공 등 미 4대 항공사 주식을 전부 팔았다. 내 실수였다”고 투자 실패를 시인했다. 그의 항공주 매도 규모만 약 60억 달러로 추정된다. 그는 마땅한 투자처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국의 마법은 과거에도 그랬듯 경기를 회복시킬 것”이라며 미 경제 전망을 낙관했다. 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코로나19로 전 세계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금융정보 제공업체 ‘퀵·팩트세트’ 데이터를 인용해 전 세계 8400여 개 기업의 1∼3월 순이익이 작년 대비 40% 감소한 4400억 달러(약 538조5600억 원)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일본과 유럽의 주요 기업이 각각 78%와 71%, 미국은 36%로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과 유럽의 주요 업종인 자동차, 소재, 에너지 부문 실적이 크게 악화된 반면 미국은 정보기술(IT), 제약기업이 버팀목이 돼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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