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복귀후 당시 긴박했던 상황 공개
“이번처럼 고통스러웠던 적은 처음… 산소호흡기 의존할만큼 상태 악화”
늦둥이 아들에 담당의사 이름 붙여… “생명 구해줘” 코로나 치료 감사 표시
주요국 지도자 중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6·사진)가 2일 일간지 더선 인터뷰에서 지난달 중환자실에 입원했을 때의 긴박한 상황을 소개하며 ‘의료진이 나의 사망을 대비했다’고 공개했다. 3월 27일 확진 판정을 받은 그는 지난달 5일 런던 세인트토머스병원에 입원했고 6∼9일 중환자실 신세를 졌다.
존슨 총리는 더선에 “중환자실 입원 당시 산소호흡기에 의존할 만큼 병세가 급격히 악화됐다”며 “이번처럼 고통스러웠던 적은 처음이었다. 무어라 표현하기 어려운 심정이었다”고 밝혔다. 의료진이 자신의 사망에 대비해 온갖 비상조치를 준비하고 있었으며 자신의 상태가 옛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이 뇌졸중으로 숨질 때만큼 나빴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에게 삽관 조치를 할지 말지를 두고 의료진 의견도 반반으로 갈렸다고 공개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 12일 퇴원했고 같은 달 27일 업무에 복귀했다. 이틀 후 약혼자 캐리 시먼즈(32)가 아들을 출산했다. 더선은 ‘총리의 회복은 반드시 아들의 출산을 지켜보겠다는 일념 때문이었다. 당시 심정을 전하는 총리의 목소리는 떨렸고 눈은 붉게 충혈됐다’고 묘사했다.
존슨 총리는 확진 판정 초기 입원을 거부하고 화상회의 등 업무를 계속했던 사연도 밝혔다. 존슨 총리는 “고통을 겪는 시민이 너무 많아 입원을 주저했지만 의료진이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며 “그들이 나를 입원시킨 결정은 옳았다. 나를 돌보는 모습에서 존경심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시먼즈는 2일 인스타그램에 “아들의 이름을 윌프레드 로리 니컬러스로 지었다”고 밝혔다. ‘윌프레드’와 ‘로리’는 각각 존슨 총리와 시먼즈의 조부 이름이다. ‘니컬러스’(애칭 닉)는 존슨 총리가 입원했을 때 그의 담당 의사였던 닉 프라이스와 닉 하트의 이름을 땄다.
시먼즈는 “두 사람이 총리의 생명을 구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세인트토머스병원 의료진은 성명을 내고 “우리를 인정해줘서 고맙다. 총리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존슨 총리에게는 6번째, 시먼즈에게는 첫째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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