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명물 ‘빨간 2층 버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피해가지 못했다. 최근 버스운전사 28명이 코로나19로 숨져 버스 운행에 비상이 걸렸다고 2일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대중교통의 특성상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과 접촉해야 하는 데다 저임금 노동자인 이들에게 제대로 된 보호장비가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런던 대중교통 체계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약 2만7000명.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후 버스운전사 28명, 관련 노동자 9명 등 총 37명이 코로나19로 희생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던의 핏줄’로 불리는 시내버스는 2018년 4월∼2019년 3월 22억 회 운행됐다. 같은 기간 런던 지하철 운행 횟수(13억7000만 회)보다 훨씬 많다. 버스운전사의 피해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영국 정부는 3월 23일부터 전 국민에게 자택 대피령을 내렸지만 병원, 식료품점 같은 필수 작업장을 오가는 이들을 위해 대중교통은 운행하고 있다. 버스운전사들의 안전 우려가 높아지자 지난달 20일부터 승객들이 요금을 내지 않고 버스 뒷문으로 탑승하도록 했지만 다소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무증상 버스운전사가 승객에게 코로나19를 전염시킬 위험성도 거론하고 있다. 16년간 버스를 운전하다 지난달 7일 숨진 머빈 말리 케네디 씨(67)의 딸은 NYT에 “버스운전사들에게 코로나19에 대한 안내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보호장구도 지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대중교통 종사자 역시 의료진과 마찬가지로 의무적으로 보호장비를 지급받아야 한다”며 중앙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