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총리-佛대통령 등 온라인 회의
진단장비 보급-치료제 개발 위해
국제민간보건기구 지원하기로
美는 WHO-EU중심 협력에 불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EU 지도자들이 4일(현지 시간) 화상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국제기금 마련에 나섰다.
이들 4명과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 샤를 미셸 유럽의회 의장 등 6명의 지도자는 3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도 공동 기고문을 내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세계보건기구(WHO)를 중심으로 전 세계가 협력하자고 촉구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유럽 주요국 정상은 75억 유로(약 10조 원)를 마련해 국제 민간 보건기구인 감염병혁신연합(CEPI) 및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진단 장비를 보급하고 치료제 개발을 독려하겠다는 취지다. 미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 겸 ‘빌앤드멀린다게이츠’ 자선재단을 이끄는 빌 게이츠, 웰컴 트러스트 등도 동참 의사를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기도 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 모금에 3억8800만 파운드(약 6000억 원)의 지원을 약정했다.
반면 2017년 1월 취임 후 줄곧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분담, 무역협상 등을 이유로 유럽과 불편한 관계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의 움직임에 일절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는 WHO의 친중국 성향을 문제 삼아 WHO 지원금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각국 정상과 WHO가 공동 협력을 이어가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WHO 및 중국과 바이러스 발원지를 둘러싼 언쟁을 계속하며 보건 협력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불필요한 희생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3일 주일 강론에서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를 찾기 위해 투명하고 공정한 방법으로 과학적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 곳곳의 감염자들이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필수 기술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미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 승인한 램데시비르 등 치료제의 비싼 가격 때문에 저소득층의 접근이 어려울 것임을 우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교황 역시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를 우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주요국 정상과 WHO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결과를 공유하기로 약속했지만 미국은 이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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