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생활 장기화에 ‘마음의 병’ 악화…불안감 호소한 미국인 10배 증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5일 1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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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봉쇄조치가 장기화되고, 실직과 경제난에 대한 걱정까지 더해지면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호소하는 미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4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연방정부가 정신과 상담을 위해 운영하는 비상 핫라인의 지난달 이용자 수는 2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배가량 늘었다. 온라인 상담회사 ‘토크 스페이스’의 경우 3월 이후 의뢰인이 65% 증가했다. 지난달 카이저가족재단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45%가 코로나19로 정신건강에 어려움울 겪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던 의사들이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이런 정신적 피해는 길게는 몇 년간 이어질 갈 수 있으며 경기침체가 장기화된다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2007~2009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실업률이 1% 높아질 때마다 자살률이 1.6%씩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토크스페이스의 오린 프랭크 대표는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데도 정부의 관심이나 대응 계획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심리학협회(APA)와 미국정신의학회 등 12개 기관은 최근 정부에 문제 해결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의회에도 100억 달러의 지원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한 상태다.

더욱이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는 예상보다도 더 많아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대 보건계량분석평가연구소(IHME)는 이날 8월 초까지 사망자 예측치를 기존 7만2433명의 두 배에 가까운 13만4000명으로 수정했다. 뉴욕타임스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내부 자료에서 6월 1일까지 하루 사망자 수가 최대 3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치를 내놨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주까지 하루 2000명 선이었던 사망자 수를 크게 넘어선다. 미국 중서부를 중심으로 일부 주들이 자택대피령 등 통제 조치를 완화하면서 코로나19가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결과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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