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중국의 연구소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보지 않는다고 거듭 밝혔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의 핵심 구성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중국 연구소 유래설’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파우치 소장은 4일(현지시간) 공개된 내셔널 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중국의 연구소에서 만들어졌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며, 동물에서 유래해 인간에게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박쥐에게 있는 바이러스나 지금 나와 있는 것들의 진화를 살펴보면 (과학적 증거들은 코로나19가) 인위적으로 또는 고의적으로 조작될 수 없었다는 쪽으로 강하게 기운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이 외부에서 바이러스를 발견한 뒤 연구소에 가지고 들어왔다가 유출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 역시 야생에서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기자들로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실험실에서 유래했다는 증거를 봤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이에 관해 얘기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코로나19는 작년 12월 말 우한에서 처음으로 발병이 보고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역시 3일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박쥐의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비롯됐다는 ‘막대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미권 첩보동맹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는 코로나19가 중국의 연구소가 아니라 시장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CNN이 5일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바이러스가 어떻게 시장에 유입된 건지는 불분명하지만 확산이 시작된 곳은 분명 시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갖고 있는 첩보를 모두 나누지 않았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마크 라이언 긴급대응팀장은 미국 측 주장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를 아직 제공받지 못했다며 현재로서는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기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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