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호건 미 메릴랜드 주지사가 한국에서 공수해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가 우여곡절 끝에 주민들에게 배포되고 있다고 현지 지역 매체 ‘아우워 커뮤니티 나우(Our Community Now)’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건 주지사는 아내인 한국계 유미 호건 여사의 도움을 받아 지난달 50만회 분의 한국산 진단키트 수입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복잡한 행정 절차를 밟아 22일만에 진단키트를 확보했지만 수송 단계부터 여러 난관에 봉착했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각 주들이 주문한 방역 용품을 다른 곳으로 돌린다는 보도가 나오자, 호건 주지사는 진단키트를 실은 대한항공 항공기가 버지나아주 덜레스 공항 대신에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 착륙하도록 했다. 또 도착 직후엔 주(州) 방위군과 경찰를 투입해 비공개 장소로 옮겼다.
호건 주지사는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이건 대단히 귀중한 화물이다. 포트 녹스와 같았다”고 설명했다. 포트 녹스(Fort Knox)는 켄터키주 루이빌 남쪽에 위치한 미 육군 기지로 미 금보유고의 상당량이 이곳에 보관돼 있다.
이어 지난달 30일 FDA부터 랩지노믹스가 만든 진단키트에 대해 승인을 받았다. 지역 매체 ‘볼티모어 선’에 따르면 FDA의 데니스 힐튼 소장은 지난달 29일 랩지노믹스에 발송한 서한에서 “귀사 제품의 긴급 사용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애물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메릴랜드 주는 새 키트와 함께 사용할 면봉과 시약을 구해야 했다. 주 관리들은 FDA 승인 직후 미국의 한 업체로부터 화학시약과 함께 국가 비축물량에서 3만4000개의 면봉을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 진단키트는 위코미코 카운티의 델마바 가금공장을 포함한 메릴랜드 주 내 고위험 지역에 보내졌다. 주 정부는 메릴랜드 양계장 근로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감염 279건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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