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기준을 뒤늦게 완화하기로 했다. 확진자가 1만6000명을 넘어서고서야 “검사를 늘려 감염자를 사전에 격리시켜야 한다”는 의료 전문가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6일 NHK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은 코로나19 검사 조건 중 ‘37.5도 이상 발열 상태가 4일 이상 지속’ 기준을 변경해 이르면 이번 주 중 지방자치단체에 공지키로 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은 이날 “고열과 발열 개념을 나누겠다. ‘고열’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곧바로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일률적인 ‘37.5도’ 기준 대신 개인이 고열이라고 생각하면 검사받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4일 기자회견에서 “하루 1만5000 건 코로나19 검사 능력을 갖췄다”고 말했지만 지난달 일본의 하루 검사 건수는 7000~9000건에 머물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검사 건수는 190여 건으로 독일의 6.3%, 한국의 15.8%에 불과하다. 까다로운 검사 기준으로 인해 일반인들이 검사를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일본 정부의 비효율적 업무 지시도 논란이 되고 있다. 후생성은 코로나19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립감염증연구소에도 ‘아베 총리의 중점 지시사항’이라며 출근 직원 80% 감축을 지시했다고 도쿄신문이 6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4일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적은 이유 중 하나로 ‘인력 부족’을 꼽았는데, 정작 정부가 바이러스 검사 업무를 하는 연구소에 출근 인력 감축을 지시한 것이다.
실제 연구소는 출근 인원 50%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소의 한 직원은 도쿄신문에 “가장 많은 힘을 쏟아 붓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에 일률적으로 재택근무를 해도 괜찮은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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