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럽에 “코로나 中책임 묻자” 압박… 中 “2단계 무역협상 연기할수도”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7일 03시 00분


CNN “트럼프 3주간 EU정상 접촉”
파우치 “만들어낸 바이러스 아냐”… 中연구소의 코로나 유출설 일축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묻기 위해 유럽 등 동맹국에 중국 비판에 동참하라며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2단계 무역협상을 연기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CNN은 5일 최근 3주간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미 고위 인사가 수십 개 동맹국 정상과 “중국이 의도적으로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은폐했다”며 공동 대응 방안을 거론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이 중국의 잘못된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조사를 지지할 것을 유럽연합(EU)에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코로나19가 중국 우한(武漢) 바이러스연구소에서 나왔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역시 “중국이 초기 확산 차단에 실패했음을 비판해야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존 랫클리프 미 국가정보국장(DNI) 지명자는 이날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이 여러 면에서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청문회를 통과하면 코로나19 발생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최대한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도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됐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됐다. CNN에 따르면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는 세계 감염자 7600여 명에게서 얻은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부터 바이러스가 일정 부분 퍼졌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프랑스 연구팀이 지난해 12월 2일∼올해 1월 16일 독감 증상을 보인 환자 14명에게서 채취한 샘플을 분석했을 때도 이들이 지난해 12월부터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음이 드러났다. 반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과학적 증거들은 바이러스가 인공적 혹은 의도적으로 조작됐을 리 없음을 시사한다”며 ‘중국 연구소 유출설’을 일축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양국 갈등이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최악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관영 싱크탱크의 한 학자는 동아일보에 “미 행정부뿐 아니라 미국 사회 일반의 반중 정서가 극도로 악화돼 코로나19 이후에도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6일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2단계 미중 무역협상을 무기한 연기할 수 있다”며 “재선에 실패할 대통령과 무역합의를 하는 건 시간과 에너지 낭비”라고 주장했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미국#중국 책임#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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