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영국과 유럽연합(EU)의 브렉시트 미래 관계 협상이 삐걱이고 있다. EU는 전환기(12월31일까지) 안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영국이 코로나19를 핑계로 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필 호건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7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매체 RTE와 가진 인터뷰에서 “협상이 처한 도전이 시급하고 상당하지만 브렉시트 협상이 매우 느린 진전만을 이루고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친구들이 성공을 위한 계획을 갖고 협상에 접근하고 있다는 실질적인 신호가 없다”며 “부디 내가 틀렸길 바라지만 그런 것 같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어 호건 집행위원은 “내 생각에 영국 정치인과 정부는 브렉시트의 모든 좋지 못한 결과들에 대해 코로나19 핑계를 대기로 분명히 결정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이 협상을 2021년으로 끌고 들어가길 원치 않는 이유도 사실상 모든 것에 대해 코로나19를 탓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영국 정부는 전환기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반복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우리는 EU와 계속 대화할 준비가 됐다”면서도 “특정 영역에서 우리가 독립 국가로서 EU를 떠났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는 전례 없는 EU의 제안들에는 합의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폴리티코가 전했다.
대변인은 “균형 잡힌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건설적으로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올해 1월31일 공식적으로 브렉시트를 이행했다. 다만 12월31일까지인 전환기 동안 EU와 현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무역 협정 등 미래 관계를 협상한다. EU는 교섭의 복잡성을 고려해 올해 중순 전환기 연장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양측은 코로나19 사태 속에도 화상을 통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전환기 안에 미래관계 합의에 실패하고 협상 기한마저 연장하지 못하면 영국과 EU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교역해야 한다. 이는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의 혜택을 누리던 양측 사이에 높은 무역장벽이 세워진다는 의미인 만큼 상당한 경제적 충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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