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령의 단계적 해제에 나선 프랑스 사회에서 ‘사랑’을 장거리 여행 이동 사유에 넣어야 하는지 여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르몽드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11일(현지시간) 전 국민 이동제한 등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내려진 각종 제한 정책에 대한 단계적으로 완화를 시작한다. 그 일환으로 이날부터 이동허가문서가 없이도 거주지 100㎞ 반경 내에서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3월 17일 전 국민 이동제한령을 발효했다. 이후 한달 반 이상 프랑스 국민들은 내무부의 이동허가문건을 지참해야 외출이 가능했다.
다만 프랑스 정부는 11일 봉쇄령 해제 후에도 거주지 반경 100㎞ 초과 지역은 가족의 건강문제, 업무상 꼭 필요한 사유 등이 있을 때만 허용하기로 했다. 100㎞ 초과 지역으로 이동시에는 필수 사유를 적은 이동허가문건을 지참해야 한다. 이를 어길 시 벌금이 부과된다. 논란은 봉쇄령 해제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프랑스 의회 미레유 클레포 하원의원은 최근 하원에서 열린 입법 토론회에서 “100㎞ 초과 이동 사유에 ‘사랑’을 꼭 넣어야 한다”고 관련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부가 3월 17일 이동제한령을 내린 후 많은 부부나 연인이 별거를 했다”며 “봉쇄령이 시민들의 자유에 너무 많은 제약을 가해 사랑도 하기 어려워졌다”고 발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회 내에서도 찬반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방역에 추가 예외를 둘 수 없다고 프랑스 정부가 못을 박았다. 올리비에 베란 보건부 장관은 “사랑을 장거리 여행 이동 허가 조건에 넣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 예외가 늘어나면 안 된다”며 반대했다. 결국 법안은 원안대로 ‘사랑’을 배제한 채 의회에서 통과됐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소셜미디어에는 “사랑도 중요한 장거리 여행 사유”라며 클레포 의원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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