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선언’ 늦어진 건 시진핑 로비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1일 03시 00분


獨언론, 연방정보국 문건 입수… “시진핑, WHO총장에 연기 요청”
각국대응 지연 책임론 번질수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월 세계보건기구(WHO)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협에 대한 각종 정보 배포와 팬데믹(대유행) 선언을 늦춰줄 것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코로나19에 대처할 시간이 최장 6주 늦어졌다는 것이다. 중국의 코로나19 책임을 주장하는 미국과 서방의 공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주간 슈피겔이 8일 입수한 독일 정보기관 연방정보국(BND)의 첩보 문건에 따르면 시 주석은 1월 21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코로나19의 사람 간 전염 관련 정보를 통제하고, 팬데믹과 같은 전 세계 차원의 경고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WHO는 3월 11일에야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이 나타났다고 밝힌 지 70일 만이다. 이미 114개국에서 11만8000명이 감염됐고 4291명이 사망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중국이 우한을 봉쇄한 덕에 위기를 피할 수 있었다” “세계가 중국에 빚을 졌다” 등 여러 차례 중국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서 비난을 샀다. BND는 “중국의 은폐식 정보정책으로 전 세계가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4∼6주 손해 봤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WHO는 “1월 21일 당일 시 주석과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전화 통화 자체를 하지 않았다”며 “부정확한 보도는 코로나19 대유행을 종식시키려는 전 세계의 노력에 방해가 된다”고 반박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시진핑#세계보건기구#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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