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연관이 의심되는 어린이 괴질이 미국과 유럽을 강타하자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계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 WHO, 의료진에 “어린이 괴질에 경계심 가져달라”: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전 세계 임상의들은 경계심을 갖고 이 질병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무총장은 이 질환을 ‘소아 다발성 염증 증후군(pediatric multisystem inflammatory syndrome)’으로 명명하고 “현재 WHO는 이 증후군과 코로나19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WHO 신종질병팀장은 “어린이 괴질 증상을 보이는 환자 중 일부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코로나19와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도 “어린이 괴질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 해도 코로나19 자체에 의한 것은 아닐 수 있다”며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의 결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CDC도 어린이 괴질 경보 발령: 전날 미국 보건당국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어린이 괴질에 대해 경보를 발령했다. 또한 치료 중인 환자가 유사 증상을 보일 경우 즉시 주·지방정부 보건당국에 보고할 것을 권고했다.
이처럼 WHO와 CDC가 직접 나서 주의보까지 내린 것은 어린이 괴질이 지난달 말 영국에서 첫 보고된 이후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 美·유럽서 급속 확산…최소 330명 감염 5명 사망: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이날까지 총 230여건의 괴질 의심 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혔고,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도 주내에서만 100여명의 환자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 미국 전체 50개주 가운데 15개주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확인됐다.
아직 공식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환자 수도 많아 관련 사례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방송이 현지 의사들을 인터뷰한 결과, 최소 100명의 어린이가 괴질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보건당국도 지난 3월1일~5월12일 비슷한 사례가 125건 보고됐다고 밝혔다.
사망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뉴욕주 3명, 프랑스와 영국 각각 1명 등 최소 5명이 괴질에 걸려 숨졌고, 최근 사망한 코로나19 환자 2명이 괴질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조사 중이다.
◇ 코로나19 합병증에 무게…환자 60% 양성 반응: 특히 어린이 괴질은 발병 초기 희귀병인 가와사키병으로 알려졌으나, 뉴욕주 환자의 60%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코로나19의 합병증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의사들은 괴질이 만 5세 이하가 주로 걸리는 가와사키병과 달리, 만 21세 이하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하며, 혈관에 염증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 심장에 손상을 입힌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발생한 첫 프랑스 어린이 괴질 사망자의 사인 역시 심장마비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코로나19 어린이 감염 사례는 전 세계 확진자의 1∼2%에 불과했다. 그러나 어린이 괴질이 코로나19와 관련이 깊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면서 ‘코로나19에는 어떤 연령층도 안전하지 않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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